지주사로 전환한지 5년째를 맞은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 내 소그룹으로 분류된다. 에너지와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 사업 간 연관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선장은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막내아들인 최창원 부회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사촌관계다. 최창원 부회장은 아이디어가 많고 추진력이 강한 CEO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찍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케미칼과 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199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과장으로 SK그룹에 입사했는데, 당시 선경인더스트리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지시로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했고,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제제 △바이오 등을 연구했다. 이는 최창원 부회장의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꼽힌다.최창원 부회장은 케미칼 사업에서 출발해 바이오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2010년 SK케미칼이 ㈜SK가 보유한 SK가스 지분 45.53%를 사오면서 가스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그리고 2017년 SK케미칼을 인적분할해 SK디스커버리를 설립,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SK디스커버리는 자체 사업을 확장하면서 탄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SK그룹과 사업적으로 주고 받는 것은 많지 않고, 지분관계도 없다. SK라는 브랜드만 공유하면서 느슨하게 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창원 부회장은 유독 '인사'에 보수적이라는 평이다. SK디스커버리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인사스타일을 가리켜 "자기 사람만 쓰는 조심스러운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보는 눈'도 있어 인사에 신중을 기한다는 설명이다.최 부회장의 측근은 SK디스커버리와 계열회사 곳곳에 포진해 있다. 사실상 SK디스커버리라는 소그룹을 받치고 있는 '가신그룹'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인사는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총괄사장이다. 안 사장은 최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데, SK디스커버리 외에도 SK가스와 SK케미칼에서 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 부회장의 '복심'이라는 평이다.비상무이사는 이사회 소속으로 다른 이사들과 지위는 같지만, 임기 및 겸직 제한이 없는게 특징이다. 사내이사처럼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으며, 경영진을 감독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사회 내 의결권은 보유하고 있어 경영진의 우호세력 역할을 한다. 1966년생인 안 사장은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사장과 글로벌마케팅 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한 비즈니스 감각과 건설업에 높은 전문성을 갖췄다. 1964년생인 최 부회장과 안 사장은 여의도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SK에코플랜트는 ㈜SK에 편입됐다. 그럼에도 안 사장은 최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SK디스커버리에 남았다.1961년생인 김철 SK케미칼 사장은 최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그는 2012년 SK이노베이션에서 SK케미칼 수지사업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2013년부터 SK케미칼 사장을 역임했다. 경력의 대부분을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쌓았지만, 최 부회장의 영입으로 SK케미칼로 옮겼다.최 부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한 김 사장은 SK디스커버리 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지배구조가 마련된 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17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올해 안재현 사장이 SK디스커버리 총괄 사장에 오르면서 친정인 SK케미칼 사장으로 복귀했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Pharma 사업 대표) 또한 최 부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1964년생인 그는 1990년 SK케미칼에 입사했다.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 등 영업 분야에 탁원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이다. 주요 경력을 대부분 제약 쪽에서 쌓은 그는 SK케미칼의 사업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김철 SK케미칼 사장은 지주사와 회사 간 가교 역할을 맡고 있으며, 케미칼 사업의 비전을 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사업 전반을 고루 챙기는 CEO라는 평이다. SK케미칼에 오랜 기간 몸담은 만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 충분하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회사의 세부적 의사결정은 전 사장이 대부분 도맡아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디스커버리의 주력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코스피에 상장했다. 전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사장을 겸임하면서 상장 과정을 지휘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찬중 사장도 최창원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됐는데, 올해 3월 29일 퇴임했다. 최 부회장과 동갑인 그는 1964년생으로 행정고시 32회 출신이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시간대 MBA를 거쳐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박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하다 2003년 SK그룹으로 옮겼다. 최 부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았던 SK건설과 SK케미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그는 서울대와 미시간대 MBA로 이어지는 학력이 같다. 때문에 최 부회장이 박 사장을 영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20년 가까이 최 부회장 측근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올해 3월 갑작스럽게 퇴임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이렇듯 최창원 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은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이다. 핵심 경영현안은 최측근과 공유하고, 지주사 전환 같은 중대 현안 또한 최측근이 도맡았다. 이사회 내 비상무이사를 측근으로 기용하는 등 신중하면서, 보수적인 인사 스타일이 특징이다. 이 인사들은 최 부회장과 함께 SK디스커버리를 움직이는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