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지각변동]③부족한 신사업 선택지...'규제 리스크' 마주한 퀵커머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몸집을 키운 배달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성장 둔화기로 접어들었다. 팬데믹 시기와 비교하면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시에 기존 업체들은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경쟁자들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달라진 배달 시장의 상황을 살펴봤다. 국내 배달 수요 둔화를 맞이한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이하 배민)과 요기요(운영사 위대한상상)는 신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사 모두 '퀵커머스(빠른 상품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배민은 2019년 B마트를 출시했고, 요기요는 그 다음해인 2020년 요마트를 선보였다. 양사 퀵커머스 콘셉트는 사실상 동일했다. 1시간 내 빠른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요마트는 요기요 매각 과정에서 2021년 요마트 사업을 중단했다. CDPI 컨소시엄(GS리테일,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에 인수된 요기요는 지난 5월 요마트를 재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신사업이 겹친 것을 두고 '배달앱' 특성 상 이렇다 할 신사업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통 기업은 신사업 진출 시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한다. 양사 주력 사업은 배달이다. 퀵커머스를 제외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종산업 진출은 자금 부담이 크다. 양사는 주력 사업에서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퀵커머스 역시 대표적인 출혈 경쟁 사업으로 꼽힌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 우아한형제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상품 매출은 4207억원, 상품 구입비용은 3115억원이다. 원재료를 구매·제조해 판매하면 제품이고 완성품을 구매해 판매하면 상품 매출로 잡힌다. B마트는 완성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일부 자체 제작 상품이 있지만, 비중은 크지 않다. 업계는 상품 매출을 B마트 매출로 보고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상품 구입비용으로 상쇄되는 형태다. 여기에 도심형물류센터(MFC) 구축·관리 비용, 상품 포장 비용, 라이더 비용, 프로모션 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한다. 배달 시장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크게 높여 매출이 급증하지 않으면 이익 발생이 어려운 구조다. '규제 리스크' 커지는 신사업 퀵커머스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사업 확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논란은 국정감사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B마트는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당시 의원들은 "B마트 매출액 급증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중소 상인의 피해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B마트 출시 이후 슈퍼마켓과 편의점 이용 고객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4일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퀵커머스 사업 규제 논의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규제 카드를 준비하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펴낸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퀵커머스 시장 확대는 기존 소매점 어려움 가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슈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을 비롯한 중소상인 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퀵커머스 사업을 상생협력법에 따른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나 생계형적합업종법에 따른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선 요마트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거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주요 업계 관계자는 "요마트는 중소상공인이 운영하는 GS리프레시를 물류센터로 활용한다. 이들 재고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건데, 사업 운영 방식을 이해하면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회 입법조사처는 규제 방안 중 하나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을 고려하는 만큼, 서비스 자체에 대한 규제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가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인증을 획득했다. 티맵은 이번 인증으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티맵이 개발한 차량 내장형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TMAP AUTO) 경쟁력 강화가 전망된다. 티맵은 21일 국제 인증 기관 노르웨이 DNV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인증을 획득, 인증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전했다. 국내 모빌리티 업체 중 자동차 사이버보안 프로세스 전체 영역에서 국제 표준 인증을 받은 건 티맵이 처음이다. 티맵은 이번 인증으로 티맵 오토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티맵 오토는 티맵의 차량 내장형 내비게이션이다. 티맵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도 불린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그룹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사물이동플랫폼과 기존 캐시카우였던 티맵오토, 데이터 산업 등이 골고루 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티맵 오토는 현재 볼보자동차코리아, 지프 수입사 스텔란티스코리아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티맵은 향후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도 티맵 오토를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티맵은 이전부터 보안 강화에 집중했다. 2020년에는 티맵 오토 보안 강화를 목표로 글로벌 정보보안(TISAX) 및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종호 티맵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사이버보안 프로세스 전영역에서 인증을 획득했다. 사이버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며 "운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자동차 보안의 중요성은 ‘자율주행·커넥티드’로 대표되는 미래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미래차에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탑재된다. 지능형 교통체계와 연결되는 내비게이션,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차량 제어가 대표 사례다.전자기기에는 늘 보안 문제가 뒤따른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해킹, 창문을 강제로 열거나 시동을 거는 사례 및 도·감청 사례들이 늘고 있다. 자연스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보안 강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전문 업체 사이벨럼(Cybellum)을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직원 수 50여명의 기업이었음에도 LG전자는 사이벨럼 기업 가치를 1억4000만달러(약 1650억원)로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몸집을 키운 배달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성장 둔화기로 접어들었다. 팬데믹 시기와 비교하면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시에 기존 업체들은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경쟁자들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달라진 배달 시장의 상황을 살펴봤다. 현재의 배달앱 시장을 만든 건 업계 1, 2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위대한상상)다. 배달의민족은 2010년 출시됐다. 초기 형태는 지금과 달랐다. 앱으로 주변 배달 가능한 식당 정보를 검색하고, 바로 전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했다.요기요는 2012년 시장에 나왔다. 독일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출시한 배달앱이다. 전화 주문이 아닌 터치 주문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었다. 당시 요기요만의 차별화된 기술이었다. 양사는 치열하게 경쟁했다. 갈등으로 치닫기도 했다. 2019년 '배민장부' 이슈가 대표적이다. 배민장부는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매출관리 서비스다. 배달의민족은 배민장부에 각 매장의 요기요 매출 정보 관리 기능까지 넣었고, 요기요는 운영 노하우가 남용된다며 반발했다.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은 출혈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단건 배달을 내세운 쿠팡이츠까지 등장하면서 출혈 경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각각 배민1,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꺼내들었다.단건 배달은 시스템 특성상 라이더가 많이 필요하다. 라이더 한 명이 주문 한 건만 처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빠른 시간에 음식을 받을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외주용역비'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우아한형제들 외주용역비는 2020년 3294억원에서 지난해 7863억원으로 증가했다.외주용역비 대부분은 자회사 우아한청년들(라이더 관리)에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우아한청년들 매출이 2877억원에서 7210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외주용역비 증가 추이와 비슷하다.별도 공시 자료가 없는 탓에 구체적 내용 확인은 어렵지만, 업계는 요기요 영업비용 추이도 배달의민족 영업비용 추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군다나 네이버도 배달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방대한 누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존 배달 업체들도 네이버의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또 한번의 출혈경쟁을 예상하고 있다. 점유율 경쟁 밀린 요기요, 적자 부담 어쩌나 영업비용 급증에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사실상 흑자를 이뤄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 영업손실 규모는 756억원이다. 여기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개인 주식 1000억원이 '주식보상비용' 명목으로 포함됐다. 주식보상비용은 종업원 급여로 회계 처리되고, 이는 영업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흑자(영업이익 243억원)를 기록하게 된다. 영업비용 증가 속도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921억원에 달한다. 영업 과정에서 유입된 현금이 빠져나간 현금보다 1921억원 많다는 의미다.업계에선 압도적 점유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한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이달 1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식음료 업종 앱 가운데 사용자 수 점유율 53.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기요는 상황이 다르다. 한때 4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배달의민족과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지만,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점유율은 크게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개선에 집중했다.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커지던 시기였는데, 마케팅 비용을 줄여가며 에비타를 흑자로 전환했다. 성장기 시기에 긴축 운영으로 수익성을 높인 꼴"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는 식음료 업종 앱 가운데 사용자 수 점유율 11.7%를 기록했다. 영업비용 급증을 이겨낼 만큼의 점유율은 아니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요기요는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긴 했지만 아직 흑자는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는 별도 실적을 공시하지 않지만, GS리테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간접 확인할 수 있다. GS리테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CDPI(GS리테일,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컨소시엄)는 올해 상반기 6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CDPI는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 인수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2위 자리를 둔 경쟁도 치열하다. 쿠팡이츠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신한은행이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했다. 땡겨요는 업계 최저 수준인 2%대 중개 수수료율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출시 8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