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니타스는 안락사를 주선하는 스위스 비영리기관으로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자국인이 아닌 외국인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한다. 스위스에선 디그니타스의 활동이 합법적이며 죽음의 자기결정권을 돕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봉사로 이해하므로 외국인에게도 허용된다. 그러나 어떠한 의학적 방법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말기 환자라야 하며 환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다. 디그니타스는 한국인 신청자가 2012년 이래 지금까지 모두 18명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박원순이 심상치 않다. 평소의 품격과 균형감각은 온데간데없다. 폭주하는 박원순을 보는 건 낯설다. "문재인 전 대표는 청산돼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이라는 박원순의 격정토로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문재인이 "기득권 질서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모자란 리더십이라고 비판하는 것이야 누가 무어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문재인을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새누리당이나 비대언론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박원순에게 수긍하긴 어렵다. 박원순은 이치에 닿지 않는 주장도 하고 있다. '촛불광장경선'을 통한 '촛불공동정부'의 구성이 그것이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선별적 복지 제도가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무능함을 전시하고, 자신의 불운을 과장하고, 외롭고 불행한 인생임을 증명해야 복지 수급을 받을 수 있다. 무상급식 논쟁에서도 드러났듯, 밥을 굶는 아이가 밥을 먹기 위해 부모의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당신은 끈질겼다. 당신의 지력, 유머, 매력이 내 마음을 녹였고, 당신에겐 분명 LGBT 작전이 있었다. 2009년 6월에 그는 동성 동거인에게 혜택을 주도록 하는 명령을 내려서 국무부가 해외 근무 직원의 동성 동거인에게도 배우자와 똑같은 혜택을 받도록 했다. 2010년 12월에는 국방부의 연구 결과들을 동원해,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를 폐지하는데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는 체계적으로 동성애혐오 정책의 벽을 허물어가는 당신의 장기전을 보며 감탄했다. 나는 당신이 최고의 요령을 지닌 쿼터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홀딱 반했다.
"처음엔 코트라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물류 쪽을 검색하는데 타고, 타고 들어가다 보니 프랑크푸르트에 지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전화를 했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전화받으셨던 과장님의 업무가 그런 일이었는지, 아니면 제가 불쌍해서 개인적으로 도와주셨는지 모르겠지만 몇 군데에 이력서를 넣어주셨어요. 아무리 절실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뭔가 타이밍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도 있잖아요.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처음 면접 본 회사가 지금 다니는 회사예요. 알고 보니 마침 회사에 한 사람이 출산 휴가를 가게 돼서 타이밍이 딱 맞았던 거죠."
'트라이톤'처럼 처음부터 '한탕'을 의도한 사례도 있다. 트라이톤은 산소통 없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숨 쉬게 해주는 '인공아가미'를 표방한 제품이다. 2016년 3월 공개되자마자 사기 논란이 일었다. 애당초 물에서 산소를 걸러내는 게 아니라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 액화산소를 쓴다는 것이다. 트라이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기성 프로젝트'였다. 트라이톤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설익은 정보를 전달했다. 독자분들께 사과드린다.
'반기문은 동성애자의 인권 옹호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 10년 동안 너무 많은 증거를 스스로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어쨌든 한국 역사상 동성애자의 인권 옹호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유력 인사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2015년 6월2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유엔헌장 채택 70주년 기념식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미국의 동성애자 인권운동단체인 '하비밀크재단'으로부터 성적소수자의 자유와 평등에 대해 노력한 공로를 기리는 메달을 받았을 정도다.
우리는 박정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한국의 진보는 정말 박정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물론,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한국의 진보가 박정희를 뛰어넘는 경우는 박정희의 과(過)를 적극 홍보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박정희의 공(功)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비전, 자세와 태도, 성취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일부가 박정희를 존경하는 이유는 박정희가 '독재자'인지 모르기 때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왜? 가장 쎈 측면, 긍정적 측면, 잘한 측면이 나머지를 상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너 달 전까지 집권 여당에서 온갖 '올바르지 못한' 짓거리를 벌이던 사람들이 일부 몰려나와 갑자기 '바른' 정당을 만들었단다. 물론 그들만의 이야기다. 집권당으로 있을 때 저질렀던 짓거리에 대해 깊은 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시라. 이들이 노동자와 농민, 비정규직, 청년실업자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해, 평화통일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실을 찾는 일에 대해 어떻게 행동했던가를.
한국에서 18세 국민은 운전면허, 혼인, 공무원 시험이 가능하고 군에 입대할 수 있는 연령이다. 그런데 투표권 행사만 배제되고 있다. 교육 정책과 입시제도, 대학 등록금, 청년 일자리 등 다양한 정책의 이해당사자인 18세 국민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정책 결정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투표권을 보장해야 한다. 선거연령을 점차 낮추어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OECD 34개국 가운데 선거연령을 19세로 정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고, 일본이 2015년 20세에서 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쇼핑 앱을 켜고 마트에 들어간 후 사고 싶은 물건이나 음식을 그냥 집어서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으니 앞으로의 쇼핑은 더 편하고 빨라질 전망이다.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이러한 기술이 도입되면 마트에서 노동자 인원 감축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계산원이 필요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일은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해야 했던(하고 있는) 일들을 로봇들이 대체하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로타 사진을 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고, 한국이 성적으로 꽉 막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는 말을 보고.십 년도 넘은 언제인가 연예인 모 씨가 위안부 컨셉으로 섹시 화보를 찍은 적이 있었다. 당연하지만 난리가 났고 그분은 사과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아가 무릎 꿇고 눈물로 사과하고 그랬었다. 이게 왜 잘못됐을까? 그 엄청난 비극적인 일을 모바일 섹시 화보로 소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엄연히 피해자들이 있는데, 그것을 섹시 컨셉으로 바꾸고, 카메라의 시선은 그런 여자를 보고 욕망을 느끼는 '가해자' 입장이었다.
공직자라면 묵비권은 거의 사용해서는 안 될 권리라고 생각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법률」(국회증언감정법) 제4조를 보더라도 공직자들은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는 이유로 증언이나 서류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다분히 사적인 권리인 묵비권을 공직자들이 즐겨 쓰는 것은 공적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임을 생각해보자. 공직자들은 헌법상의 책임정치의 원리의 지배를 받는다. 책임(accountability)정치란 어떤 사건에 대해서 공직자의 판단을 설명(account)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설명이 맞으면 집행력이 인정되는 것이고 아니면 책임을 져야 한다.
전통적인 화교들 사이에서는 거의 대가 끊기고, 오히려 한국인 요리사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화교들이 대를 잇지 않은 까닭이 있다. 본토의 중국(오랫동안 우리가 중공이라고 불렀던)과 수교하면서 무역 등 다른 일자리가 많아져 옮겨 갔고, 무엇보다 대우받지 못하는 요리사 일을 자식들에게 권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2000년 이후 건너온 중국 본토 요리사들이 수타면 세계의 틈을 메우기 시작했다. 차이나타운이라고 부르는 서울 대림동과 건대 앞 조양시장에 본토 수타면 집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녀석은 계획했던 대로 화단에서 땅을 파다 나온 동전으로 사 먹었다는 답을 내 놓았다. 물론 대장인 나도 그 말이 맞다고 거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회초리에 굴복한 동생녀석의 실토가 이어지면서 난 주동자의 가중처벌이란 것이 무엇인지 뼈저린 경험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우린 아니 적어도 난 우리의 계획은 완벽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어른들은 땅 파서는 십원 한 장도 나오지 않는다는 교훈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어이없게도 출산지도라는 이름으로 '가임기 여성수'라는 항목을 만들어 셈한 일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아이들을 낳고 오래 보살피는 일, 그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돕는 일 모두가 행복하고 보람있어야 하며 또 긴밀히 이어진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삶이 행복하고 보람있는가 하는 차원과 관련되어 있기에 여성만의 일일 수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도 이런 유의 몹쓸 헛발질이 거듭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헛발질들이 그렇듯이 이 역시 문제가 실재하고 따라서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지만 정작 해야 할 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
이번에는 도둑의 모습이 더 독특하다. 지난 정권만 하더라도 4대강이니 녹색성장이니 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벌여 예산을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 쪽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최순실은 달랐다. 기존 사업에서 가져가는 예산시스템을 활용했다. 최순실이 기획하여, 연설문을 수정하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그 기획을 발언한다. 그리고 관료들이 VIP 발언이라고 표시해서 예산을 올린다. 그러면 전체 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재정부가 예산을 깎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주기도 한다.
지금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게이트가 제왕적 대통령제에 기인한다고 단정한 다음 개헌을 하자고 불을 지핀다. 그러나 내각제나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실시된다고 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실질적인 권력 균등을 위해서는 최근 거론되는 검찰개혁, 비례대표 확대, 선거연령 하향, 지방분권 자치, 국민소환과 국민발안 제도 활성화, 정당제도 개편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유명 프로그램에 가게가 소개되어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이 그 가게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일까? 많은 사람들이 '대박'이 나는 것이 가게에 좋은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가게들은 대박 나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단 소개가 나가서 사람이 몰리는 경우 임대료가 급격히 오르는 운명을 맞기 때문이다. 또한 각 음식점들은 자신의 퀄리티가 감소하지 않는 선에서 감당 가능한 최대 주문량이 정해져 있다. 이런 파급력 큰 프로그램의 소개는 그 이상의 주문량이 밀려와서 전체적인 퀄리티 하락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영업 지속의 위기가 찾아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