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은 1998년에 박근혜의 비서가 됐다. 겨우 서른 살 즈음이다. 그는 그 시절부터 단 한 번도 옆을 돌아보지 않고 박근혜의 곁을 지켰다. 박근혜를 추종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의 관심과 영광과 위대함을 무너뜨리는 가장 거대한 구멍이 되어버린 정호성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보도에 따르면 정호성은 검찰 조사 중 여러차례 눈물을 쏟았다. 압수당한 자신의 휴대폰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나올 것을 걱정해서 울었다고 했다. 그 눈물은 적어도 그에게는 악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의혹이 터진 직후 청와대에서 '찌라시' 문건유출 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처럼 당시 백악관 역시 '3류 강도사건'이라고 주장했다. 1973년 11월 7일, 재임 1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닉슨은 결정적인 거짓말을 한다. 그는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불과 1년을 채 버티지 못한 채 그는 불명예 퇴진했다. 특별검사와 상원청문회 등을 통해 최종 확인된 바에 따르면 민주당에 대한 불법선거 운동을 비롯해 불법도청 사건 등은 모두 닉슨의 묵인 또는 승인하에 진행되었다.
사랑하는 연인들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기(fMRI)라는 뇌 영상장치 안에 들어가게 한 뒤 그들의 뇌를 찍을 생각을 했던 최초의 연구자는 헬렌 피셔다.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 인류학과 연구교수였던 그는 사랑에 빠진 수십 명의 커플에게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디로 피가 몰리고 에너지가 활발히 소모되는지 관찰했다. 놀랍게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히로뽕 중독 환자들이 히로뽕을 복용했을 때 활성화되는 보상중추라는 영역에서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마구 분비되는 것도 관찰됐다. 사랑이란 고귀한 마음 상태도 생물학적인 뇌 활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한 것이다.
샬롯: 드랙을 하는 이유는? 허리케인: 처음에는 재미 삼아, 내 안의 여성성과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즐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에는 남자인 본 모습일 때와는 달리 드랙퀸으로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래서 계속하고 있다.
내년 초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 두 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는 것만큼 블랙코미디는 없다. 지금 시급한 일은 2선 후퇴든, 퇴진이든 박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만약 그가 제 발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한다면 탄핵 외길밖에 없다. 여기엔 세 가지 전제가 붙는다. ①수사 기록에 '대통령의 범죄'임이 명시돼야 한다. ②국회에서 부결됐을 때 그 후폭풍을 제도권이 감당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③여야 합의가 가능한 헌재 소장 후보가 제시돼야 한다.
'입헌주의'로도 불리는 헌정주의(constitutionalism)는 헌법에 입각한 정치를 요구한다. 헌정주의의 진가(眞價)는 정치가 헌법을 위반한 현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헌법에 입각할 때 비로소 발휘된다. 작금의 최순실 게이트는 헌법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대통령이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채 헌법적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민간인)에게 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헌정주의 질서를 뒤집었다는 데 본질이 있다. 전복된 헌정주의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헌정주의를 끝까지 견지하려면 뒤집힌 헌정주의의 회복에서도 헌법에 입각한 방식만이 허용된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의 혐오범죄가 47% 증가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선거 후 잇달아 인종혐오범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개별적인 혐오범죄의 증가만은 아니다. 경제침체와 양극화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이민자 등 소수자 혐오를 해도 되는 현실, 다수가 이를 지지한다는 자신감이 낳을 결과들이다. 트럼프가 제일 먼저 발표한 정책이 300만명의 이민자 추방이다. 가난한 계층에 대한 복지를 외면하고 이민자 소수자에 적대적인 정책에 의해 양극화는 더 강화되고, 인종이 계급인 사회에서 인종 분리 현실은 심화될 것이다.
야당만 해도 과반수를 넘는다. 전 국민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국민의 품에 안긴다는 것이 무슨 어리광인가? 대의제 민주주의는 엘리트정치다. 맞다. 그런데 이때의 엘리트가 어리숙한 국민 위에 서서 가진 자가 군림한다는 의미라면 대의제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대의제의 본령은 국민들보다 더 현명하라는 데 있다. 대표자들은 엘리트로서의 의식과 능력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 대표자들에게 월급 주고, 세비 주고, 헌법상 특권을 부여하는 이유는 정치전문가들에게 국정을 맡기고 국민이 편하게 지내보자는 데 있다.
올해 1월 내 삶에 해일이 밀려왔다. 위반부 한일협상 반대 예술행동에서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한 날부터다. 대한민국 효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오르내렸다. "희생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 희생을 한 적이 없는데. 이런 메시지들도 많다. "승희 씨는 우리나라의 희망이고 대한민국의 효녀입니다. 계속 힘써주세요." "우리의 애국소녀. 내가 지켜줄게요." 나는 국가라는 무대에서 국민이라는 역할극을 하고 싶지 않다.
탄핵 불가론 등을 운운하는 야권 내 주류 세력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박근혜-최순실-우병우 국정 농단 사건과, 노무현의 '선거 개입' 논란이, 당신들의 눈에는 동등하게 보이는가? 전자는 두말할 나위 없는 국정 농단이다. 최대한 빨리 그들을 처벌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후계자에게 합법적으로 넘겨야 하는 사안이다. 반면 후자는 '지금과는 다른 민주주의'를 꿈꾸던 이상주의자가 대통령 당선 이후 새 당을 만들더니 기존의 민주당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그 외 보수 세력을 자극하면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어른에게 말 할 때와 큰 차이 없이 아이를 대한다. 아이가 내 이야기를 전부 이해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내 진지한 태도 자체를 좋아한다는 느낌은 든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처럼 귀여운 말투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자신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메시지는 주고 싶다. 그래서 아이가 알아듣기 힘든 이런저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을 때, 때론 '이게 하율이한테 하는 말일까 나 스스로에게 하는 혼잣말일까' 헷갈리기도 하다. 근데 이거, 한번 해보시라. 은근히 재미있다.
2 멀티 태스킹을 하면서 식사를 해서 식사를 할 때 다른 일을 함께 하면 정신이 흐트러져 평소 먹는 양 보다 훨씬 더 많이 먹게 된다. 그러니 앞으로는 손에 쥔 스마트폰은 내려놓고 온전히 먹는 데에 집중하도록 하라. 식사에 20분 이상 투자하면 당신의 배는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곧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수저를 내려놓게 되는 효과가 있다. 식사 시간이 빠른 사람들이 섭취량이 많은 이유는 배의 신호가 뇌에 도달하기 전 빨리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도록.
지금 우리 사회에는 7시간의 미스터리를 둘러싸고 온갖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통령이 그 시간 동안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루머가 입에 많이 오르내리자 그 동안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청와대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말로요. 그럼 또 다른 루머가 입에 많이 오르면 또 다시 청와대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그렇다, 아니다 식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시간만 질질 끌 셈인가요? 마치 스무고개 게임을 해서 답을 알아맞춰 가는 식으로요?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루머들이 돌아다닌 후에야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런지요.
박근혜의 그간의 행적을 보면 그녀가 사임이라는 결정을 내리는 걸 기대하기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난망이다. 더 많은 추문의 보도와 수백만 시민의 집결에도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남은 임기 동안 자발적 유폐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대가가 너무나 가혹하지만 후회는 늘 늦게 오는 법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사면을 전제로 한 사임을 박근혜에게 최후로 통첩하고, 박근혜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즉각 탄핵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최선일 듯 싶다.
박근혜 대통령이 K 스포츠, 미르 재단 모금을 직접 지시, 독려하고 또 재벌들과 독대하여 '팔을 비틀어' 출연을 압박했다는 보도들을 보면 대통령이 호랑이인 것 같다. 실제로 그럴까? 삼성은 총 수백억 원을 최순실 딸 정유라의 승마 훈련 관련 비용과 두 재단에 출연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삼성그룹의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에 손을 들어주어 이재용의 세습을 지원하면서 약 800억 원의 손해를 감수했다. 이게 우연한 일일까?
처음에는 트럼프에게 표를 준 이들이 참을 수 없이 미웠다. 유색인종과 여성들마저도 많은 수가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사실에 치가 떨렸다. 그런데 이제는 왜 이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은 오랫동안 미국 사회에서 소외되어 왔다. 미국 경제가 나아졌어도 이들은 그 혜택을 보지 못했다. 세계화에 따라 미국의 제조업 분야가 노동력이 싼 나라들로 생산기반을 옮기면서 교육 수준이 낮은 비숙련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진보층은 그것이 세계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만 했다. 그런데 사실일지언정 그런 말은 그들에게 별로 위안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대다수가 트럼프의 '인종적 편견과 여성혐오'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그건 자신들이 먹고사는 문제와 가진 자들만의 놀이로 전락한 정치(금권정치)보다는 덜 중요한 이슈라고 여겼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간 언론을 포함한 주류 세력이 홍수처럼 쏟아낸 트럼프에 대한 비난과 공격은 트럼프의 '인종적 편견과 여성혐오'에만 집중되었으니, 이들은 모두 헛장사를 한 셈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하는 가치 판단에서 먹고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엘리트주의적 편향성에 빠져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한반도정책과 한·미 동맹에 관한 인식도 한국이 알아서 자위책을 쓰거나 필요하면 미국의 군사적 억지력을 현금으로 "구매"하라는 것이다. 돈벌이에 대한 동물적 감각을 갖고 부동산으로 거만금을 축적한 철저한 장사꾼의 논리다. 그래서 트럼피즘(Trumpism)에 대한 대책의 출발점은 세밀한 트럼프 연구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한국 안에서는 핵무장론이 다시 무성할 것이다. 그러나 알아두어야 한다. 미국 외교는 트럼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후보 트럼프와 대통령 트럼프는 같을 수 없다.
100만 광화문 시위가 '평화적인 축제적 시위'였다는 것, 그 자체가 그 광화문의 역사적 의미를 자동적으로 부여하지 않는다. 100만이 모여서 축제적 분위기에서 '평화시위'는 했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그 100만의 사람들이 여전히 성차별, 장애차별, 성소수자차별, 외국인차별, 종교차별, 저소득층차별 등으로 점철된 가치관을 가지고 정치가를 뽑고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한다면, '100만 시위 광화문'은 한국역사에서 진정으로 의미로운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역사적 자리매김을 하기 어렵다. 이제 우리가 치열하게 씨름해야 할 물음은, 이 광화문 시위는 궁극적으로 '어떠한 가치관을 확산하고자 하는가'라는 것이다. 이 물음과 대면하고 고민하지 않을 때에, 제2의, 제3의 '박근혜-최순실'을 우리는 지속적으로 양산하는 사회에 가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