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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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벌레중단편 김병식 / 호러, 역사숲속에서 벌어진 광란의 일을 증언하는 한 신부의 변론신부는 고아원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따금 숲속에서 비버 사냥을 하며 지내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부족들이 비버 사냥을 거부하는 일이 생긴다. 그들은 사냥을 중단하는 별다른 이유를 말하지도 않은 채 그저 두려운 기색뿐이었는데, 어쨌든 신부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사라져 나쁠 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날도 사냥을 마치고 친구들과 휴식하던 중이었는데, 군인들이 마을 주변에 새로 출현한 기괴한 부족에 대한 소식을 알려 온다. 그들은 같은 인디언이 보기에도 매우 괴상한 풍습과 의식이 있으며, 엄청나게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다른 부족들을 정복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런 자들을 통솔하는 것이 백인 신부인 것 같다는 추측도 함께 전한다. 비버 사냥 금지가 선포되자 숲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던 신부 역시 고아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총격전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자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던 신부 또한 이 괴상한 부족에 맞서는 마을 사람들의 토벌대 행렬에 참가해 북쪽으로 떠나게 된다. 결코 가서는 안 됐을 그곳을 향해. 「백색벌레」는 모종의 사건으로 교수형을 선고받게 된 한 신부가 자신이 숲에서 겪은 초현실적인 일들에 대해 법정 증언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고조되는 공포감을 효과적으로 전이시키는 작품이다. 정신적으로 매우 취약해진 상태임을 호소하는 화자의 증언에는 서사의 개연성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해 줄 근거도 없다. 그 무엇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련의 경험을 간절하게 호소하는 동안 그저 자신의 이성을 짓누른 저항불능의 존재를 추상화할 뿐이다. 이 작품에는 종교적 제의, 서구식으로 제본된 책, 바다와 같이 몇 가지 인상적인 키워드가 등장한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변주가 돋보이는 코스믹호러 단편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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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클럽 (제1회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 우수작)중단편 신체강탈자 문학 / SF, 호러#편집부가 추천하는 출판 작품애연가인 나는 어느 날부터 회사 내 끽연 동지들이 하나둘 금연을 하면서 이상하게 변한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들은 자꾸 내게 금연을 권한다. 이상하게 변해만 가는 그들에게는 담배연기를 피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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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벽사문중단편 김아직 / 판타지, 호러영산을 만나거든 돌아서 가라.모자란 형, 그리고 그런 형만 아끼는 어머니. 초시 240명 안에 이름이 든 홍안락은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내내 소외받는 처지다. 게다가 어머니는 은근히 형보다 앞서 나가지 말라는 식으로 돌리고 돌려 홍안락의 인생에 훼방까지 놓으려고 한다. 하지만 홍안락은 그런 어머니의 말에 따를 생각 없다. 그는 어머니의 말에 대놓고 반발이라도 하겠다는 듯,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구흘산’을 통하여 한양으로 향한다. 그러나 험한 산세에 홍안락은 길을 헤매고, 마물들이 몰려오는다. 마물들은 한 마디만을 할 뿐이다. “이따가, 이따가, 이따가…….” “이따가”를 이야기하는 마물의 의중은 무엇일까? 철저하면서도 완벽한 복선 회수와 마물을 이용한 훌륭한 공포감 조성, 그리고 추리 소설을 연상케 하는 반전과 트릭까지 어느 하나 부족할 게 없는 완벽한 단편 소설이다. 처음부터 결말까지 힘 빠지는 곳 하나 없으며, 결말 부분의 충격과 카타르시스는 폭죽처럼 강력하고 화려하다. 처음 도전하는 ‘K-컬처물’이라는 작가 코멘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선이라는 배경을 능숙하게 활용하여 스토리에 녹여냈다. 이 작품을 읽은 모두 ‘작가님, 빨리 다음 소설이요!’ 하고 외치지 않을까?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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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자중단편 유진 / SF, 일반뒤통수에 난 미지의 혹이 사라지지 않는다강남의 어느 유명한 성형외과에서 상담 전 사진을 찍는 일을 하는 ‘현재’. 그러나 실상은 상담과 수술 예약을 잡는 일부터 사무실 청소까지 모두 도맡고 있다. 현재의 선임이었던 성형외과 원장은 군 복무 시절에도 현재를 괴롭혔는데 그때 현재의 뒤통수에 생긴 혹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원장은 수술이 잘못되었다며 병원 앞에 팻말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오늘도 수많은 수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김 선생에게 연락하라고 현재에게 지시한다. 인생의 크고 작은 시련에 부딪칠 때마다 통증을 유발하는 뒤통수의 혹을 둘러싼 이야기 「포자」는 담담한 서술로 사회 제도가 안고 있는 불합리한 면을 관조적으로 드러내는 단편이다. 혹의 통증은 이따금 주인공에게 찾아와 과거의 편린들을 떠올리게 하고 현재(現在)를 인고하며 살게 하는 장치로, 그 통증이 끝내 폭발하며 타자로서의 경계가 무너지는 환상적인 결말이 인상적이다. 흡인력 있는 작품을 통해 혹과 포자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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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먹이중단편 이요람 / 판타지, 일반내가 버린 글이 누군가의 양식이라면버리는 글이 많은 작가인 ‘나’의 주변에서 글자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모니터 받침에 붙여 놓은 글귀도, 꽂혀 있는 책의 제목이며 작가 이름도, 마치 좀먹은 것처럼 조금씩 사라진 채로 보이는 것이다. 집에 저주라도 깃든 것인가? 그렇다면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글을 훔치는 것인가? 답을 알 만한 것은 갑작스럽게 나가 버렸다는 이전 세입자가 남기고 간, 말을 할 수 없는 앵무새 리리뿐이다. 「글자 먹이」의 화자는 슬럼프에 빠져 있는 작가다. 도저히 출판할 수 없는 상태의 원고를 미처 버리지도 못한 채 제본소에 맡겨 홀로 간직하는 이 인물은 문득 집 안에 있는 사물에 새겨져 있던 글이 사라지는 기현상과 맞닥뜨리고 만다. ‘글자 도둑’의 정체는 생각보다 빨리, 시원하게 밝혀지는데 이후 화자와 이 범인 사이의 교류가 무척이나 따뜻하게 그려진다. 글을 쓰는 행위에서 얻는 소박한 보람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