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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시세Kill by 치즈셀러 | 작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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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촌(火村) by 지하경 | 작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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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출수 by 최영희

제7회 ZA 문학 공모전 – 본심평: 이지연(황금가지 前 편집주간)

9월 30일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

좀비 가족을 둔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주 구역이라는 소재는 현실의 무언가의 알레고리같이 여겨지지만작가는 그런 해석의 여지를 두기만 할 따름으로 적극적으로 그런 해석을 유도할 만한 어떤 통찰을 넣지는 않았다오히려 지난 세기 할리우드 공포영화같이욕망에 추동되며 어리석은 행동을 하여 파국을 부르는 민폐 여성 인물과 그에 대비되는상황에 대응하여 세계를 유지하는 남성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묘한 기시감을 준다주인공을 향한 고미호 씨의 대사 나도 그쪽 이해 안 되니까.”가 어쩌면 이야기를 뒤엎는 돌쩌귀가 될 수도 있었을 듯한데 주인공의 긍정적인 인물상에 균열이라고 할 만한 것이 드러나게 제시된 바가 없어 그런 기대는 기대에 그친다.

 

[삼시세KILL]

’~가 ~를 하는가 싶더니’ 같은 서술은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사람의 시각이므로관찰자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주의해 써야 한다또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곳도 많다하지만 이런 것은 고칠 수 있는 결점이고자기 이야기의 재미를 잘 아는 작가의 재능이 훨씬 드물고 소중하다노년의 인물을 너무 전형적으로 어수룩하게만 묘사한 점이나 사건이 지리멸렬한 점도 같이 섞인 탁월한 관찰훌륭한 재현과 어우러지면서 일부러 설렁설렁 눙치는 것처럼 보이고 이야기를 크게 해치지 않는다특히 중간쯤에 ‘~는 수년이 지난 후에도 이 ~를 간간이 떠올린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보통의 경우라면 소설의 김을 빼버리는 케케묵은 수법임에도 여기에서는 오히려 이후를 입맛 다시며 즐기라고 미리 길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유쾌하고 감탄스러웠다이야기꾼으로서 분명한 강점을 가진 작가다어디까지나 자신을 믿고 건필하시기를 빈다.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조직행정물’ 또는 업무처리물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은회사나 기관 내 일 처리의 부조리를 주 소재로 삼은 단편들이 재미있다. SF 장르에서 여러 편 본 것 같은데 좀비 아포칼립스와도 아주 잘 맞는다는 걸 이 소설이 보여 준다깔끔하게 잘 뽑힌 단편이다.

 

[아웃백]

여성 화자와 남성 화자가 번갈아 가며 1인칭으로 말하고 있는데매번 몇 줄 읽은 후에야 화자가 누구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혼란스럽다도하라는 이름이 있는 남성 화자의 아이와 그냥 이라고만 불리는 여성 화자의 아이두 아이를 오버랩시키기 위해 일부러 연출한 것인가 싶지만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다른 작품에서도 비춘 바 있는 어차피 지금도 서로 잡아먹으려 하는 세상이라는 발상과 오랜 시간이 흘러’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원망은 균형감이 좋다.

 

[화촌]

사건과 장면을 탄탄하게 짜는 작가머릿속에서 영상화가 이루어지게 하는 솜씨가 훌륭하다다만 판에 박힌 인물 처우는 그리 재미있지 않다직업이 있는 30(아마도 초반남성이 주인공인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노인휴게소 주방일 하는 여성들과 같은 주변부 인물들을 출연시킬 때에는 이들을 무엇으로 대우하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와 똑같이는 그리 재미있는 답은 아니다.

인물 처우에는인물이 무엇을 하는가와 함께 서사 속에서 그에 대하여 어떤 벌/상을 받는가도 포함한다예컨대 어떤 인물이 고결한 행동을 한 결과 도리어 모두에게 해가 되었다면 그저 아이러니를 원한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수용자에게는 고결함은 어리석다라는 교훈이 발생한다더 미묘하게는 처녀성을 잃은 여성이 그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잠시 후 작중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면 처녀성을 잃으면 처참하게 죽는다’ 내지 성교를 하려면 처참히 죽을 각오도 해야 한다’, ‘여성의 첫 성교=죽어도 싼 일’ 같은 효과가 발생해 버린다전부 죽어버리는 호러 장르에서도 선후의 차이가 있다아니오히려 호러 장르에서야말로 이런 인과가 잘 드러난다방종한 젊은 남녀는 많은 사람들이 징벌하고 싶어 하는 인물상이고그래서 과거에 이들이 징벌받는 서사는 가려운 데를 긁어주듯 고소했다주변부 인물은 가치가 덜하다고 여겨지며그래서 이들의 소모는 오락성과 찜찜함의 가성비가 맞았다하지만 새로운 소설이 쓰일 때에도 여전히 그런가작가들은 매번 조금씩 새로운 카타르시스새로운 가성비를 찾아간다모든 것을 혁명하진 않더라도 약간의 변주를 더해 볼 수 있다면 작가의 성실함에 값하는 더 큰 결실이 있을 것이다.

 

[문 너머에]

여자에게 포위당한 남자중심에 구남성 스테레오타입이 있다그리고 생시에는 무력하다가 억울한 죽음 후에 가장 강력해지는 처녀귀신이 있다즉 인간계에서 어떤 식으로든 배제되어 성스럽거나 불가해하거나 불길하거나 한 대상아름답거나 더러운 희구 또는 멸시의 대상으로 물화되어야 비로소 힘을 갖게 되는 여성이다이 조합 자체는 워낙 클래식한 것이라 아이러니를 가미한다고 해서 새로워지지 않는다시선은 남성 머리 위에 머물러 등장하는 세 여성을 본다열일곱 살쯤 먹었지만 핏기없는 얼굴과 왜소한 체구로 해서 주인공 남성에게 소녀’, ‘아이라고 불리는 세 번째 여성 인물은 좀비가 되어 마주 격투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 여자라고 지칭된다작가의 태도는 일관되고 정직하지만새로운 이야기에 있어야 할 한 발짝의 새로움이 아쉽다.

 

[다이웰 주식회사]

가족 이야기에 좀비라는 소재를 때운 자국도 거의 없이 말끔하게 결합했다화자가 딸일 때 엄마는 기존의 세계와 기성세대를 아주 쉽게 효과적으로 대표한다이야기에 사건이 결핍돼 있지만나를 억압하는 과거세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화두인 만큼 치명적인 약점은 아닌 듯하다이야기는 작가의 성찰과 의지가 정직하게 반영된사이다도 고구마도 아닌 길로 진행된다무난한 수작이다.

 

[침출수]

노인들의 마을여성 청소년 주인공이, (생시에개차반(이었던중년 남성 좀비를 때려잡으려 추격에 나선다단순명쾌한 구조를 직선적으로 밀고 나간 이야기다여러 가지 시도가 가능했던 초기 좀비물이 진화해 좀비=감염 설정이 정착하면서 좀비 아포칼립스는 재난물이 되었다이 작품에서는 이것을 주인공이 뒤집어 버리는데장르로서는 반칙이지만 내적 일관성이 있다이것은 재난물이 아니라 클리너물이며감염은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성의 시험인 것그리고 그렇다고 하면좀비도 죄가 있다그리고 영웅은 폭력으로 좀비를 척살한 끝에 인간성의 시험을 겪지만방관자이자 조력자이기도 한 인민과의 유대를 통해 인간성을 지킨다액션 드라마의 분위기와 문법을 잘 유지한 단편이다.

 

[네버랜드]

좀비 세상을 배경으로 한 남성 청소년의 사회생활 이야기특히 연상의 동성에 대한 동경과 친애의 감정을 중심으로낯설고 동조하기 힘든 어른들의 세계와 그 규칙들에 맞서소년이 찾는 것은 정 붙이고 신뢰해 봄 직한 대상이자 롤모델이기도 한 선배다작중에서는 한 번도 이 표현으로 지칭되지 않지만 바로 이다주인공 소년은 어떤 형에게 구조되고불합리와 불편이 가득한 공동체에 어쩔 수 없이 소속되어 적응하고자 애쓰지만결국 그 형에 대한 애정과 충성에서 그곳을 등지고 위험을 무릅쓴다그 형에 대한 신뢰와 정이 곧 마지막까지 오염되지 않은 인간성의 보루가 되는 셈이다배리가 그린 네버랜드의 아이들도 과연 소년들의 공동체이긴 했으나 선우나 재이가 피터 팬보다는 한결 믿음직해 보인다제 독자를 잘 찾아간다면 많은 즐거움을 줄 법하다선우와 재이의 이미지가 좀 중복되는 점주인공 시각에서 진행되던 이야기에 불쑥 선우의 회고담이 끼어 들어가고 거기 담긴 선우재이 감정선이 겨울재이 감정선과 겹치는 점은 아쉽다.

 

[이름없는 몸]

클럽 성범죄 카르텔과 고립된 산촌의 사자 부활을 엮어여성 경찰 두 명과 여성 직장인 한 명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조직적인 성범죄에서 재화로 유통되는 무명의 몸과가정내 인권범죄의 증거물이자 채 단절 못 한 과거의 상징물인 유해가 겹친다야심 찬 발상으로 훌륭하게 틀을 짰지만진행 및 결말이 그에 값하지 못하는 것이 그래서 더 아쉽다장르적인 이야기 전개 측면에서 보면 거짓 단서나 연결성이 느슨한 인물/사건이 너무 많다또 결말의 탈출과 폭발은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뒤처리라고는 하기 어렵다그 앞을 장식하는 흑막 역시만들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왕 작중에 등장시켜 대사까지 준다면 누구를 대변하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좀 더 숙고가 필요했다그러나 그런 미진함에도 불구하고 친구 영림과 주인공의 유대는 그야말로 더없이 잘 묘사되어 있어 흘려버리기 아깝다이 굉장한 건더기를 더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수정을 해보시거나다른 작품에서 다시 한번 써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깔끔하게 잘 쓴 단편인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와 [다이웰 주식회사]를 떨어뜨려 아쉽다심사 기준을 완성도에 둔다면 상을 드릴 만한 단편들이었다. [이름없는 몸]은 대폭 수정을 요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점은 몹시 빼어나 우수작에 넣었다. [삼시세KILL]도 묘한 불균형 감이 있음에도 읽는 재미가 독보적이었다. [화촌]은 그림을 떠올리게 만드는 로케이션구색 좋은 등장인물 구성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다소 엉뚱한 해결이 점수를 땄다.

제7회 ZA 문학 공모전 – 본심평: 김준혁(황금가지 편집주간)

9월 30일

2년만에 개최된 제7회 ZA 문학 공모전엔 총 10편이 본심에 올라왔다장편 2편과 단편 8편으로서모두 기준 이상의 수작이었다

가장 눈에 띈 작품은 [화촌]이었다특유의 흡인력 있는 전개와 탄탄한 필력그리고 결말까지 밀어내는 힘이 출중했다그러나 캐릭터를 좀 더 매력적으로 품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시세KILL]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에 좀 더 비현실적인 설정을 첨가한다경우에 따라서는 개연성이 흐트러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전개겠으나블랙코미디로 풀어낸 덕에 큰 무리가 없이 볼 수 있다다소 밋밋한 후반부가 아쉬웠다.

[이름 없는 몸]은 장편소설이었고 이색적인 느낌이 강했다초반부에 흡인력이 다소 떨어지나 극이 전개될수록 저자의 필력이 돋보였다도입부와 결말을 좀 더 다듬으면 출판이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겠다.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예상외의 인물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침출수]와 [문 너머에]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뛰어난 흡인력이 장점이었다.

[다이웰 주식회사]는 딸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저자의 필력이 돋보였다그러나 이 작품 모두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뚜렷한 개성이 아쉬웠다

장편소설인 [네버랜드역시 긴 장편임에도 흡인력을 유지하는 뛰어난 작품이었다그러나 힘들게 생존하는 과정이나 인물들과 반목하는 이야기는 이미 앞선 ZA 관련 여러 소설들이 먼저 선점해 버린 결과이제는 독자들에게 다소 흥미를 떨어뜨릴 여지도 있어 보인다.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는 좀비 세계관에 일상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다루는 부분은 돋보였지만전체적으로는 흡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웃백역시 좀비 사태 이후를 배경으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흡인력 있는 전개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쉬웠다.

최종심에서 오래 고민한 끝에 당선작 없이 우수작 세 편을 선정하였다. [삼시세KILL], [화촌], [침출수]가 선정되었다. [이름 없는 몸]은 장편소설이기 때문에 수상 대신 출판계약으로 대신하게 되었다.

제7회 ZA 문학 공모전 – 예심평

9월 24일

예심위원1

7회를 맞이한 ZA 공모전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의 응모작을 보며, 좀비물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새삼스레 실감하였다. 요근래 한국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룬 대체역사물이나, 웹소설 트렌드의 영향인지 소설 속 세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바이러스에 걸려 회복할 수 없는 사람들을 안락사시키는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다이웰 주식회사」와 가족이 좀비로 변하고 만 비(非)좀비 모임 회원의 이야기를 다룬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는 흡인력 있을 뿐 아니라,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재앙이 닥친 후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이 설득력 있게 그려져 본심에 올렸다.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통해서 진행되는 「조회수 0(Unfound Footages)」은 특유의 분위기와 결말에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좀비의 실체가 매력적이었지만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고, 좀비 사냥이 오락거리로서 보편화된 세상을 그린 「파주 창고」와 동물로 전파가 시작되는 바이러스 사태를 다룬 「우리 개는 안 물어요」는 실감나는 상황 묘사가 좋았지만 소재나 플롯의 신선함이 부족했다.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미친 者들」, 마트 안의 작은 약국에서 시작해 서서히 번져 가는 좀비 사태를 그린 「마트」, 멸망한 세상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안고 모험을 떠난 수색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좀비말살계획」은 도입부가 무척 흥미로운 장편소설들이었지만 긴장감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고 캐릭터들도 다소 전형적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예심위원2

브릿G 출범 후 2년 만에 다시 개최된 제7회 ZA 문학 공모전은 비슷한 주제에 함몰되지 않으려는 장르적 실험과 더불어, 여전히 사회적 주제의식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감염자에 대한 조사와 처리를 도맡는 특수조사반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엘리 엘리』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공무원들의 애환과 사회 복지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을 생생하게 드러냈지만, 사건들의 양상이 반복적으로 두드러지며 전체 호흡이 지나치게 길고 루즈해졌다. 한편 같은 소재를 활용해 장르적인 실험을 시도한 작품들도 여럿 눈에 띄었는데 「에딘에게 보고합니다」와 「방공호에서」는 그 소재와 설정을 새롭게 차용했으나, 초반 진입 장벽의 한계가 뚜렷하거나 장르 접목의 의도가 불명확하게 전달된 경우였다. 「아포칼립스 나우」는 전개 형식에 차별화를 두었으나 중심이 되는 서사와 그를 이끌어 가는 인물의 부재로 이야기가 편린처럼 흩어졌다. 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어느 정도 사태가 보편화 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들도 많았는데, 좀비가 노동자로서 활용되며 좀비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이에 따라 좀비에 대한 인권 논의가 과열되는 등의 미래적 현상 나열을 넘어서는 차별화가 뚜렷하게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들이 고루 아쉬웠다. 「K-모던타임즈」는 한국의 특수한 노동 환경에 빗댄 이야기가 흥미로웠으나 진단을 넘어서는 주제의식이 다소 평범하게 느껴졌고, 「좀비론」은 금융과 연계한 핵심 설정이 전체적인 서사와 어우러지지 못하고 기능으로서만 그쳐 주력하려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선명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다음은 본심에 올린 작품이다. 「침출수」는 풍경이 선연하게 그려지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좀비 스릴러로, 등장하는 캐릭터와 공간의 개성을 상상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흡인력 있는 문체가 매력적이었다. 빼어난 반전으로 독자를 타격하거나 대단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고유성을 부여하며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흥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예심위원3

제7회 ZA 문학 공모전은 예년과 달리 공모전 성격에 부합하는 작품이 비교적 많았다. 그럼에도 단순히 작품 속 설정을 좀비에 비유하거나 결말에만 좀비가 등장하는 등 좀비만 끼워넣었다는 인상의 작품도 더러 있었다. 그 외에도 좀비로 인한 사건보다 과거사를 더 비중 있게 다루거나 관념에만 빠져 있는 작품도 몇이 있었다. ZA 특성상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 주를 이루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다채로운 분위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세상밖으로』는 집에서 은둔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세밀한 설정이 인상적이었으나 주인공을 제외한 캐릭터가 평면적이고 스토리라인이 단순하여 아쉬웠다. 「그날, 기숙사관.」은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현실적인 묘사가 흥미로웠으나 입시 경쟁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반복되는 장면들과 평탄한 전개가 아쉬웠다. 「미명未明」은 생사의 경계를 절묘하게 그려낸 구성과 잔잔한 진행이 돋보였으나 캐릭터와 사건이 희미하여 아쉬웠다. 「좀사모」는 유쾌한 분위기와 반전이 흥미로웠으나 결말까지 이르는 전개가 다소 허술하여 이야기의 완성도가 아쉬웠다. 「라자로」는 의학과 종교라는 색다른 소재와 긴장감 있는 전개로 흡인력이 있었으나 후반부의 흐름과 설정이 다소 억지스러운 데가 있어 아쉬웠다. 「삼시세Kill」은 개성적이지만 기성세대의 생활 양식은 벗어나지 않는 일관성 있는 캐릭터가 빛나는 작품으로, 좀비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노부부의 일상이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여러 작품 중 고심 끝에 「삼시세Kill」을 본심에 올린다.


예심위원4

무려 7회를 맞이한 ZA 문학 공모전은 무려 140여 편에 이르는 응모작이 접수되었다. 심사 전, 이제 응모작들이 소재 고갈로 식상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웬걸? 소재의 무궁무진한 변주가 참으로 놀랍고 반가웠다.

「화촌(火村)」은 특정 상황을 기반으로 흡인력을 자랑하는 전개와 극의 진행에 따라 색다른 이야기로 끌어나가는 부분 등이 시선을 끌었다. 「문 너머에」는 소재 자체는 특별할 것 없으나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 부합하여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있었다. 장편소설 『이름 없는 몸』은 초중반까지의 다소 흡인력 떨어지는 전개가 아쉬움이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작품만이 가진 고유의 개성이 살아나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맛있게 먹거라」는 꽤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여주나 결말까지의 과정에 아쉬움이 있었다. 「나의 라플레시아 여왕에게」는 흥미로운 소재였으나 이를 뒷받침해주는 흡인력이 부족했다. 「재와 이」 역시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었으나 모호한 전개와 묘사 등이 아쉽게 느껴졌다. 「M.U.S.E #29 ; LUNA」는 좀비물에서 흔치 않은 배경이었고 나름의 매력적인 요소가 있었으나, 다소 흡인력 떨어지는 전개는 단점으로 지목되었다. 고심 끝에 최종적으로 「문 너머에」, 「화촌」, 장편소설 『이름 없는 몸』을 본심에 올렸다.


예심위원5

처음 1회 ZA 문학상 예심을 보며 골목 사이에서 좀비가 뛰어나오는 상상에 빠진 채 심야 퇴근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ZA 문학상이 7회를 맞았다. 좀비들을 잔혹한 괴물로 묘사하고 이들로 인해 고립된 상황을 빠져나가는 모험적 설정을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루던 과거에 비해, 좀비를 사회적 정치적 상황과 연계하거나 철학적 의미를 담거나 가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편 「부활의 서」는 판타지 세계관에 ‘신’이라는 독특한 존재를 활용해 좀비물을 창조한 독특한 작품으로, 묘한 흡인력이 좋은 작품이었으나 ‘발효인형’이라는 소재가 중심에 자리 잡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 「다이 하드(Die Hard)」는 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20년 뒤의 강원도 공군 기지를 둘러싼 밀수 대모험극으로 짧은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 매우 흥미진진했다. 일관적인 캐릭터와 적당한 액션이 뒤섞여 스릴감을 주는 점은 강점이었으나, 마지막 반전이 조금 감성적이고 약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림 B단조로 노래하는 배추밭」은 좀비 사태라는 거대한 비극 아래에서 가족 관계를 담담하게 다룬 작품으로, 인물들의 감정선이 자연스러워 공감을 끌어내는 작품이었으나, 잔잔함에서 파생되는 서정성으로 인해 재미가 다소 부족했다. 「절목」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계속해서 사람들의 악의를 반전처럼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다만 잦은 시점 이동이 피로하고, 매우 잘 썼지만 기존의 좀비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지나친 전형성이 단점이라는 느낌이다. 「labirinto」는 ‘송장벌레’를 연구하던 연구소에서 벌레를 빼돌리려던 연구원으로 인해 참사가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흥미진진한 탈출극이었다. 긴장감을 부르는 액션은 매우 강점이었으나, 인물들의 행동에 부여되는 논리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단편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좀비 사태가 진정됐다는 정부의 발표가 난 이후, 좀비 바이러스 보균자라 추정되는 노숙자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정치적, 사회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정치권, 언론, 공공기관 사이의 알력다툼과 힘겨루기가 설득력 있게 진행되어 매력적이었다. 「아웃백」은 좀비 사태 후 살아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담담한 어조에도 상실에서 오는 피로가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다만 시점의 전환이 초반부에서는 명확하게 읽히지 않아, 독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보인다. 『네버랜드』는 좀비 사태에 홀로 살아남은 소년이 자신을 도와준 이를 따라서 소그룹 사회에 편입한 이후, 벌어지는 그룹 간의 갈등을 풀어낸 일종의 모험담으로 외국 좀비 소설에서 맛볼 수 있는 스피디한 전개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장편이었다. 중간에 주요 인물의 과거 이야기가 들어간 부분을 좀 더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본선에는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 「아웃백」, 『네버랜드』를 올린다.


본심 진출작

다이웰 주식회사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
침출수
삼시세Kill
문 너머에
화촌
이름 없는 몸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
네버랜드
아웃백

award-za

 

『섬, 그리고 좀비』, 『옥상으로 가는 길 좀비를 만나다』, 『크르르르』 등 3권의 수상 작품집 출간과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 『난쟁이가 사는 저택』, 『창백한 말』, 『광인들』 등 당선작 및 개작, 입선작의 장편소설을 출간해 온 ZA 문학 공모전이 다시 시작합니다. 전 세계 유일의 좀비 아포칼립스 문학상으로, ZA 문학 공모전 사상 6회만에 나온 첫 장편소설 당선작인 『창백한 말』은 현재 영화화가 진행중이며, 2회 당선작 「옥상으로 가는 길」은 연극으로 상연되는 등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5-6회 수상작품집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의 출간과 더불어 일곱 번째 ZA 문학 공모전이 열립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응모 요건
  • 완결된 내용의 단편, 중편, 장편 원고

① 장편(200자 원고지 800매 이상) : 단 장편소설의 경우 연재 중인 작품이 미완일 경우는 완결된 작품을 업로드 방식을 통해 접수해 주세요.

② 중단편 : 원고지 200매 이하의 소설은 단편, 200-799매의 소설은 중편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중편소설의 적정 기준은 400매 이하로 판단하고 있으며, 공모전 형식상 심사에 중단편의 차이를 두지는 않습니다.

  • 상업적으로 활용되거나 타문학상 수상 경력이 없는 모든 순수 창작물에 해당합니다.(단,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브릿G 내 게재한 작품의 유료 판매 등록은 예외로 합니다.)
  • 미완성 원고와 시놉시스는 심사의 어려움과 타 완결 작품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받지 않습니다.
  • 문학상 입선 후 출간 준비 중이라 하더라도 출간의 결격 사유로 판단되는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최종 선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사용자당 최대 응모 가능한 작품수는 분량에 관계없이 2편입니다.
  • 문의 사항은 공지/문의 탭을 참고해 주십시오.
  • 응모된 작품은 1년 동안 내부에 자동 보관되며 이후 삭제됩니다. 바로 삭제를 원할 경우 따로 요청해 주세요.

 

참여 방식

제7회 ZA 문학상 페이지 최하단에 안내된 ‘응모 방법 선택’을 통해 응모하시면 됩니다. 완성 파일 전체 업로드 혹은 브릿G에 직접 게시한 작품으로 응모가 가능합니다.

① 파일 업로드 응모
‘중편 혹은 단편’, ‘장편’ 등으로 분량에 따라 완성된 파일을 업로드함으로써 응모할 수 있으며, 아래아한글(HWP), 텍스트 파일(TXT), 워드 파일(DOC) 등으로 응모해 주십시오. 파일 업로드 접수 시에는 참가자의 성함, 연락처, 이메일 등이 응모 작품 최하단에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② 브릿G 등록 작품 접수 
문학상에 응모하기 위해 브릿G에서 직접 작품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 반드시 문학상의 주제와 취지에 맞는 중단편/장편 연재 작품을 접수하셔야 하며 그렇지 아니할 경우에는 응모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브릿G를 통해 응모할 경우 예심 위원을 맡는 편집진들이 작품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보다 면밀히 작품을 검토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응모 기간

2019년 7월 1일부터 ~ 2019년 8월 31일까지

 

발표 일정

9월 말 최종 수상작과 본심평 발표에 앞서, 9월 셋째 주중 본심 진출작과 예심평이 먼저 공개됩니다.

※구체적인 발표일은 최종 응모된 작품수를 고려하여 접수가 종료된 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응모작의 수에 따라 일정이 예고된 바와 다를 수 있습니다.

 

수상 내역

심사 및 수상: 내부 1차 심사 후 선정된 10편 이하의 작품을 2차 심사(본심 심사위원 선정)

  • 선정작
상기 응모 요건에 부합하는 분량의 작품
300만 원(선인세 개념, 중단편 소설의 경우 100만 원),  ZA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집 세트
출판 기회 부여
  •  우수작
중단편 소설에 한하여, 최대 5편 당선
30만 원(선인세 개념), ZA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집 세트
출판 기회 부여
※장편이 우수작 기준에 부합할 경우 수상 대신 별도의 출판 계약을 진행합니다.

문학상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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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상 및 출판계약 작가님들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브릿G팀
9월 30일-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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