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과 다인은 버려진 안드로이드를 함께 고치고 있다. 감정을 지닌 안드로이드는 몇 년 전 이미 불법으로 규정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협력하에 몇 년에 걸쳐서 꾸준히 그녀 ‘에밀’을 고쳐 나간다. 하지만 윤과 다인은 여러모로 대조적인 캐릭터이다. 모든 것을 잘하는 다인과 좋아하는 것만 잘하는 윤, 에밀을 기계로만 보는 다인과 에밀에게 감정을 느끼는 윤. 에밀을 대하는 둘의 마음은 이토록 전혀 다르다. 어느 날 너무나 사람 같은 에밀을 보던 윤은 자고 있는 듯한 그녀의 몸에 담요를 덮어 준다. 그 모습을 본 다인은 네가 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으라고 한마디 한다. 사람 같은 AI를 소재로 한 수없이 많은 SF 영화나 소설이 있어 왔지만, 단편 「;」을 읽으며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그녀」가 떠올랐다. 매력적이고 감수성 풍부한(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AI와 한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에게 자신 외에도 수천 명의 사용자가 존재함을 알게 되어 자신을 사랑하냐고 묻는 남자의 질문에 그녀는 “당신도 사랑하지만, 나머지 600명도 사랑한다”라고 대답한다. 과연 그녀는 그를 정말 사랑한 것일까? 물론 AI에게 있어서 진짜로 감정이 존재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것이 그저 학습과 모방의 작용일 뿐인지 여부는 사실 작품 「;」의 쟁점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두 친구가 계속 고치고 있는 에밀은 소설 속에서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감정 회로가 고장나 있는 탓에, 외모만 사람 같은 기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기계가 누군가에게는 감정의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다면 그 기계를 사랑하는 것은 잘못일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 같은 인공지능이 존재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사람 같아 보이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잘못인지 묻고 있는 듯하다. 작가의 다른 작품 「에밀」에서 아마도 이 단편 「;」에 등장하는 에밀의 과거 파편이 그려진 듯한데, 연계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듯하다. 두 작품 모두 이야기의 호흡을 좀 더 빠르게 가져가고 서술을 조금 정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