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부터 이야기하자. 지금 검사들 중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들이 50명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이 1-2명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법적 근거도 희박하다. 이들은 월급, 여비, 관용차 제공 등 각종 예우를 차관급에 준해 받고 있다. 관용차 등의 예우는 각급 검찰청의 장이 된 경우에 한해 제공되어야 한다. 기관장이 아닌 검사들에게 관용차를 제공하는 것은 국민들 앞에서 목에 힘주고 폼 재라는 것에 불과하다. 도대체 법무부 검사들이, 검찰청 수사검사들이 왜 관용차로 출퇴근하는가. 관용차는 업무 중에 공무를 수행하는 경우 배차해 주면 된다.
핵잠수함은 원자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무기다. 원자력 잠수함이 연료 보급 없이 긴 시간 작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우라늄-235를 농축시켜야 한다. 핵탄두를 만드는 것과 원자력 잠수함 연료를 만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핵탄두를 가질 수 없는 나라는 공개적으로 핵잠수함을 가질 수도 없다. 핵을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단지 추진력으로 사용할 뿐이니 괜찮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를 막론하고 보이는데, 한미원자력협정에 규정된 바에 따르면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래도 집 한 채는 사두는 게 좋고, 사두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집은 안 사면 손해고, 집을 사야 성공한 중산층'이라는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장기적인 집값 안정은 어렵다. 소수 투기꾼이 아니라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시장이 바뀐다. '집 사는 것보다 월세 사는 게 이익'이라는 생각이 상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괜찮은 월세'가 늘어야 한다.
전방이나 경방이라는 회사는 몇 년 전에 공장의 베트남 이전을 결정해놓고 있었고, 경영 상황도 진작부터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이번 최저 임금 인상과 결부짓는 것이 논란거리입니다. 저는 오너들의 태도에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불만은 한마디로 인건비 상승으로 사업을 못해먹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그간 '인건비 따먹기'식 사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고 싶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런 식의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국제 분업의 원리나 경쟁 우위를 들먹이지 않아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한국은 가족책임, 가족투자 국가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과 공공서비스의 부족이 가족주의를 강화해왔다. 큰 부자들이 반칙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도 잘 내지 않고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부자들도 재산을 무조건 자식에게 물려주려 한다. 국가의 공공 인프라 확대로 거저 얻은 부동산 재산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되는 것이 가장 정의롭지 않은 일이다. 재벌, 언론, 사학, 대형교회 등 사실상 공공적 성격을 가진 기관이 한 가족에게 독점, 상속되는 행태는 한국 사회의 천박한 수준을 말해준다.
십분 양보해서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에 직접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박기영 교수가 '황금박쥐'의 일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홀려서 황 박사에게 연구비를 전폭 지원한 정황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그런데도 그는 당시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정치권에 계속 기웃거리다 이렇게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런 박기영 교수의 처신은 누가 봐도 '적폐' 청산의 대상이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는 아니다.
피디수첩이 방송되었을 때,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 모두 카메라가 비추고 있어도 거리낌 없이 밝고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너무 기뻤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도 방송에 공개되어도 괜찮다고 할 만큼 단단해졌다. 물론 방영되고 나서 어떤 후폭풍이 있을지 가늠하기 힘든 불안함도 있었지만.... 그런 저런 걸 다 고민하면 세상일 아무것도 못한다는 평소의 지론대로 뭐든지 하고 나서 후회하기로 했다. 안하고 생기는 후회는 영원히 숙제로 남겠지만 하고 나서 생기는 후회는 적어도 해결할 수는 있지 않겠는가. 실제로 아이의 반응을 보니 그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나 싶다.
한국 언론 지형에서 보수 성향이 압도적인 이유는, 보수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이유는 그들의 정치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언론에 투입되는 돈의 출처'에서 재벌=삼성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삼성 관련된 법안을 발의하면, 그 법안이 논리적으로 단단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것일수록, 그날은 '삼성 광고비가 언론사에 풀리는 날'이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그래서 '삼성 관련법'은 사실상 '언론사 광고비 활성화법'으로만 작동된다. 물론, 삼성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는 기사는 실리지 않는다. 삼성 광고팀은 부지런히 광고비 지출을 대가로 해당 기사를 디펜스해내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강렬한 햇빛, 높은 습도, 여기에 비오듯 쏟아지는 땀 때문에 수정화장을 자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더운 열기에 늘어질 대로 늘어진 모공 위로 메이크업 제품을 계속 덧바르게 되면 모공 하나하나가 꽉꽉 막히는 기분이 들게 된다. 수정화장을 최소화하면서 하루 종일 메이크업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결국 역사적 상상력의 문제이다. 기록의 뼈대 위에 어떻게 믿음직하고 생생한 허구를 덧씌우는가. 〈군함도〉는 너무 나갔고 〈택시운전사〉는 지나치게 무난한 길을 택했으며 〈박열〉은 그런 것을 꺼낼 여유도 없이 실화에 끌려다닌다. 결국 자신이 다루는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통제한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던 셈이다.
의원이 되어서 활동하다 보니 참여민주주의의 한계도 보게 된다. 의원이 되고 난 후 첫해에 과천에 승마와 캠핑장 사업을 벌이려는 시장과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 큰 갈등이 있었다. 졸속 사업이라 비판하는 시민들과 지역 단체들이 주말마다 거리에 나와 4천 명이 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서 제출했다. 그러자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관변단체들이 8천 명 이상 서명을 제출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참여하는 시민의 대표성, 동원되거나 조작될 수 있는 참여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벽걸이까지 추가로 운전하면 전기료가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궁금하다. 수돗물의 경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추가로 설거지 물을 쓴다면, 추가한 물만큼 그대로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인버터 2 in 1 에어컨의 경우는 다른 얘기다. 서로 완전히 분리된 방에서 각각 운전을 하면 모르겠지만, 공간이 통해 있는 한 집안에서 실내기를 하나 더 운전한다고 해서, 각각을 운전할 때 들어가는 전력 만큼 합해져서 필요한 것은 전혀 아니다.
흥미롭게도 이제 보수적인 논자들이나 언론도 보편적인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래 세금을 많이 내던 부자들만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불공평하고 세수도 얼마 안 되니 더 많은 사람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장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47%에 이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심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이 오랫동안 감세를 지지하고 증세에 반대해온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철저한 적폐청산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국가정보원을 결코 새롭게 태어나게 만들 수 없습니다. 하루 빨리 적폐청산의 작업을 서둘러야 할 이 마당에 일부 야당은 '정치보복'이라는 말로 훼방을 놓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분명하게 드러난 그들의 잘못을 그냥 덮어주고 넘어가야 한다는 말인가요? 그 동안 우리 역사에서 지난날의 잘못을 철저히 다스리지 못하고 넘어간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일이 끊임없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그처럼 철저하지 못한 과거의 청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도 실패하지 않았다. 2000년대 전반기는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유동성 과잉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시기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의 버블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기는 했지만, 국제 비교를 통해 전체 양상을 평가할 때 가격 상승이 덜했던 편에 속한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뜻이다. 2000년대 후반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엄청난 위기를 겪을 때 우리나라가 큰 어려움 없이 그 시기를 통과했던 것도 실은 참여정부 정책 덕분이다.
제가 〈히든 피겨스〉의 화장실 시퀀스를 보며 떠올린 것은 2017년 한국의 여자들에게 화장실이란 1960년대 흑인 여성이 차별받으며 서럽게 이용하던 그것에 별로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필요할 때 안전하게 즉시 화장실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강간·살인·몰카의 걱정 없이. 이것은 남녀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사회에서 사는 인간으로서 기본 중의 기본이자 존엄의 문제입니다. 동시에 일방적으로 여성 피해자와 남성 가해자를 양산해내고 있는 명백한 젠더문제입니다.
한국인의 정신력 사랑은 각별하다. 학교에서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고 주입한다. 이를 종교처럼 신봉하는 이들도 있다.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하며 한계를 깨는 순간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일 계속되는 '특타'와 '특훈'으로 몸이 지치는 것도 작은 부상도, 의지만 있으면 문제되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투혼 신봉자도 혹사와 잘못된 몸관리로 스물다섯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었다는 것이다. 김 전 감독의 지론에 따르면 투수 김성근은 한계를 깨지 못한 선수였다.
〈택시운전사〉 에는 억지스러운 설정(예컨대 광주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도로에서의 추격씬)이 곳곳에 있고, 배우들의 개별적 연기는 돋보이지만, 연기의 합은 조화로워 보이기보단 어수선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가 〈택시운전사〉 를 봐야 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광주민중항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학살의 원흉 전두환, 일베 등이 보여주는 것처럼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에는 광주민중항쟁을 왜곡하고, 폄하하고, 모독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 맞서 광주민중항쟁을 정확히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소중하고 필요하다. 〈택시운전사〉 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언론에는 온통 박찬주 대장(군사령관)이 공관병에게 '갑질'을 했다는 내용만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뿐이 아닙니다. 제대로 검증할 경우 군 인사에 상당한 파란이 예상됩니다. 도대체 군 인사는 도처가 지뢰밭입니다. 제대로 검증하다 보면 지난 정부에서의 적폐가 상당부분 밝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덕성 문제, 과거 사조직 전력, 과거 정권 측근 실세 등 여러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군 인사들을 놓고 보면 결국 "쓸 사람이 없다"는 탄식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