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동시에 포기할 경우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전기공급은 수입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천연가스의 미국가격은 셰일가스 개발로 매우 낮은 약 3달러 수준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사용 붐이 일기 때문에 가격 인상의 소지도 있다. 참고로 약 10년 전에는 천연가스의 가격이 14달러까지 올라 갔었다. 따라서 원전의 비중이 줄 경우 최소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 두 연료의 혼합은 안정된 전력공급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원전사용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을 많이 보급한 독일도 과잉 석탄의존에 고민하고 있다.
최저임금이나 이동통신 요금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접근방식에서 너무 서두른다는 것 말고도 또 다른 문제점이 있습니다. 약간 강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서두르다 보면 강압적이 될 수밖에 없어 이 두 문제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좀 더 속도를 늦추고 좀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결혼은 몰라도 아이는 낳지 않을 겁니다." "왜?" "잘못 키우면 큰일 나는데 잘 키울 능력도 자신도 의지도 없어요!" 두 주 전 세미나 수업을 같이 하던 학생들과 마지막 수업에 나눈 결혼, 아이에 관한 대화이다. 특이점은 6명(남1, 여5)의 학생 중 여학생 1명을 제외하고 다섯 명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막연한 걱정이나 자신 없음, '이러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선호를 표현하는 수준이 아니라 확고하게 정립된 결심을 단호하게 말하고 있었다.
한국 사회는 다양한 선호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회가 여러 무늬와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 색깔이 국회에 골고루 들어가는 것을 '정치적 비례성'이라 이해하고 있다. 사회의 절반이 여성이면 국회에 최소한 절반은 여성이어야 하지 않나. 성 소수자, 장애인은 사회에 존재하는데 이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적거나 없다. 사법부, 언론, 행정, 검찰 등 개혁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 그중 많은 부분은 결국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어야 가능한 것들이다. 좋은 국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주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끔찍하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동맹에 무임승차 중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은 당당히 협력외교를 할 것이라고 피력한다. 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것이 이 회담의 목적이어야 할 것이다. 동맹이 "천성적으로 미국의 모든 것에 동조적인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을 먹지 말 것은 물론 손으로 만지거나 피부에 닿는 것도 안된다. 알레르기 성분들과 소량이라도 접촉할 경우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계란 삶은 냄비에서 조리한 다른 음식을 먹거나 김밥에서 계란을 빼고 먹어도 안된다. 피칸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피칸 파이를 자른 나이프를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아나필락시스 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새우를 튀긴 프라이팬에 감자튀김을 할 경우 새우 알레르기 어린이가 감자를 먹어선 안된다. 땅콩 알레르기를 지닌 자녀는 샐러드를 먹을 때 땅콩을 집은 집게를 무심코 이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 보도가 되고 있는 내용처럼 대기업들이 'Apple Way' 를 따른다고 가정해 보자. 미국식 주주자본주의가 실현되고 배당수익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주가는 상승할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자본시장을 통한 공정한 부의 재분배로 이어질 것인가? 유가증권 자본집중도가 극히 높은 한국에서는 결국 이 과실이 시총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위 1.0%에게 돌아갈 것이며,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자기자본 이익률(ROE)을 최대한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고용을 줄이고 생산 아웃소싱의 비중을 늘려 나갈 것이다. 주주자본주의 의제의 실현과 공정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꼭 일치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무(無)환경호르몬' 제품을 찾아 소비하려는 소비자도 날로 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장 분석기관인 '투명성 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사용 물병 시장은 2016년∼2024년 연평균 4.2%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재사용 물병은 1회용 물병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적다는 것이 우선 돋보인다. 1회용 물병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ㆍ석탄 등 화석 연료의 소비를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대법원장 사퇴에 관련하여, 정확히 얘기하면, 익명게시요청을 한 9~10개의 글들이 행정처에 의하여 게시된 것은 맞습니다. 다만 제가 우려스러운 것은 지금 국면에서는 현 대법원장이든, 다음 대법원장이든, 누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의결한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한 추가조사,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그리고 실제로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인적 책임규명, 일시적인 사법행정 관여 배제, 이것을 수용할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논의의 초점이 대법원장 사퇴여부보다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 내용과 대법원장에 의한 수용여부에 집중되기를 바랍니다.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AA 건전지의 성능을 비교해 보았다. 알카라인 AA 건전지 4개에 1천원(또는 16개 3천원)밖에 하지 않는, 다이소표 건전지는 대충 아무거나 구입해도 성능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드는 궁금증은, 그럼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의 대중적인 제품과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이다. 이런 제품들은 대형 마트 기준으로 다이소표보다 5배 내외 비싸게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 기준 2개 포장에 에너자이저 Max 2500원, 듀라셀 Deluxe 2990원) 물론 어느 누구도 가격 만큼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겠지만, 얼마나 더 좋길래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는 궁금할 것이다.
종로는 다양한 집단들의 결이 켜켜이 얽혀 만들어진 혼종성(hybridity)의 공간이다. 악기 상가와 귀금속 상가 상인들, 쪽방촌 주민들, 노인과 외국인, 그리고 성소수자. 그 중 누구도 이 혼종의 공간에 배타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공의 재생 계획은 입맛에 맞는 존재만을 지역 재생의 자산으로 선별해 다소 과장스럽게 전시함으로써 나머지 존재들은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도 성소수자는 없다. 우리의 생활 터전 사방이 '재생'되고 있는데, 정작 성소수자 공간은 그 과정에서 떨어져나가 마땅할 흉터 딱지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올림픽 개최를 위해 보기 싫은 것들을 '도시 미화'라는 이름으로 감추고 내쫓았던 배제의 공간 정치를 지난 세기만의 일로 생각할 수 없는 까닭이다.
3. 요점이 있는 듣기 내용이 비슷하되 주요 요소 몇 가지가 다른 컨텐츠를 들으며 익혀라. 시제, 대명사 사용, 구조적 측면 등이 다를 수 있다. 비슷한 내용을 계속해서 들으면 당신이 이미 익숙한 요소들은 더 강화될 것이며, 달라진 특정 요소들에 집중할 수 있다.
지난 몇 주 성가시리만치 문재인 정부의 새 내각 인선을 둘러싼 청문회가 이어졌다. 새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될 인물의 면면을 헤집고 고발하면서 적임인지 아닌지 시비가 뜨거웠다.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인물이, 누가 봐도 본보기가 될 만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럴듯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모범적인 인격을 지닌 이들에 의해 세상이 좌지우지된다는 선량한 믿음 속에는 어딘지 구린 구석이 있다. 의롭고 떳떳한 인물을 정치지도자로 뽑아야 한다는 원칙은 그럴듯하지만 정치가 인격에 좌우되는 것이라고 볼 이유는 전연 없기 때문이다.
공덕과 홍대권역을 다녀보면 안다. 교통이 얼마나 좋고 공원이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지. 이런 입지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 사람이 몰리니 돈이 따라 몰리고 넘치는 돈은 땅값과 집값을 다락같이 올렸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는 부동산 소유자들이 다 가져간다. 나는 비용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의 결합 중 이것보다 나쁜 케이스를 알지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한·미 간 합의 내용은 올해 연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가 배치되기로 합의했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5기를 추가로 올해 4월에 반입된 것으로 앞당겨졌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배치된 사드의 실상이 어떠하냐? 국방위에 가서 제가 알아본 바는 이렇습니다. 현재 한국에 반입된 사드 발사대는 총 6기. 한 기당 8발씩 요격 미사일이 장전되니까 한 번 발사할 분량으로 총 48발의 요격 미사일이 들어왔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단 16발. 사드 요격미사일은 한 발에 100억원이 넘습니다. 나머지 4기에는 장착할 요격 미사일이 없습니다. 당연히 창고에 처박아 두고 있습니다. 활은 들여왔는데 화살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드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가정보원이 아무 감시도 받지 않고 특정인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데도 안보라는 장막이 절대적인 구실을 했다. 안보만 들이대면 어떤 비밀도 어떤 독재도 정당화할 수 있기에, 과거 군사독재 시절부터 안보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것이었다. 남북한이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다고만 하면,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대체로 입을 다물었다. 홉스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이라는 끔찍한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자연권의 일부를 양도해야 한다며 국가에 의한 지배를 정당화했듯이, 전쟁에 대한 공포는 국가권력에 대한 판단을 정지시키며 자신과 국가를 동일시하게 만든다.
나는 안경환씨가 이 책에서 남자의 성매매와 외도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안경환씨의 글에서 남자는 늘 하나 이상의 서사를 얻고 있지만 여자는 늘 여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남자의 서사가 손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남자들의 행동거지가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벌써 풍속의 가치를 얻기 때문이다. 풍속이 만들어주고 승인해주는 남자들의 습관은 자주 남자들의 생리나 본성과 혼동되기 때문에 반성을 해도 그 반성의 효과는 없다. 생리와 본성을 어떻게 철저하게 반성할 수 있겠는가.
그저 쿨했다고 표현되어지는 그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이야기가 나오니, 갑자기 눈이, 가슴이, 몸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술집 여자가 되어 나타난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였던 친구의 얼굴과,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어울려 다니면서 행위 중에 오빠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던 빨간 스카프를 두른 여자아이와, 나오지 않으면 죽여버린다는 협박에 부를 때마다 번번이 나갔다고 하던, 그때마다 함께 나오는 남자 아이들의 인원이 늘어났다던 밀양 성폭행 사건의 여중생과, 얼마 전 있었던 예산 여고생 집단 강간 사건의 여자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