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몸이 구석구석 과일과 어패류가 되어가는 한편, 가슴 큰 여자는 젖소 부인이라 부른다. 여성의 가슴골을 '젖무덤'이라 표현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여자 인간은 그냥 포유류 암컷인가 싶다. 하지만 어린 여자를 영계라 부르는 걸 보면 여자는 조류인 것도 같다. 아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꽃뱀이 되는 걸 보면 여자는 파충류일 수도 있다. 그도 아니다. "룸에 가면 자연산을 더 찾는다"는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을 떠올려 보니 여자는 자연산 활어회, 그러니까 어류일 수도 있구나. 하지만 만취한 여자는 골뱅이라 부르니 패류로 확장되기도 한다.
1961년 이후로는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전무하다. 혹자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특수한 안보환경때문에 군 경험이 많은 장성들을 안보라인에 기용해야 안심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방장관 등 안보 인사들은 우리 안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군사전략이나 전투에 관해서는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지도부에게 조언을 받으면 될 일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군대도 민간 지도부에 의해 통제된다. 문민통제가 군사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안보라인이 은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퇴역 장성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으니 군부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울지 말고 천천히 말해 봐, 왜 속상한지, 원하는 게 뭔지 말로 해 봐." 딸의 좌절된 욕망과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할 때면, 나는 미제 사건이 될 수사 파일을 손에 쥐고 있는 형사 같다. 감정의 폭발을 일으킨 원인을 찾기 위해 아이를 취조하며 나쁜 경찰, 좋은 경찰 역할을 번갈아 연기한다.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가설도 세운다. '핫도그 폭발: 설탕 과다 복용으로 인한 충동적 떼쓰기인가? 억지로 운동화를 신긴 것에 앙심을 품고 교묘히 계획한 보복인가?' 딸이 묘사하는 범인(당신의 분노는 어떻게 생겼습니까?)의 몽타주는 추상화에 가까워 수사에 도움이 되는 법이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은 카셰어링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도시 전체의 주요 교통수단을 카셰어링과 지하철 등 대량수송 대중교통으로 삼는 경우를 상정해 시뮬레이션해봤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모델로 삼았다. 인구, 이동량, 이동경로 등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진행했다. 연구 결과, 교통체증은 사라졌다. 시내 주차장은 5%만 남기고 없애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자동차 대수는 현재의 3%만 있어도 된다. 탄소배출량은 3분의 1로 줄었다. 대신 차량 1대가 달리는 거리는 현재보다 10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전체 자동차가 달리는 거리를 모두 합하면 복잡한 출퇴근 시간 때도 교통량이 현재의 37%로 훨씬 줄어든다.
아무리 친일파의 연구라도 맞는 부분은 취하고, 아무리 독립운동가의 연구라도 비판받을 부분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학문의 세계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논쟁의 본질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70년이 넘어선 일제 식민지 청산의 관건은 결국 "한국인들의 자신감 회복"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한 우리가 왜 이렇게 고대사의 사이즈에 집착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최근 동성애자 A대위 사건으로 차별을 조장하고 사회적인 낙인을 찍는 악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느껴버린 최근, HIV감염인으로서 이중적인 낙인을 찍히는 악법이 존재하고 있다. 후천성면역력결핍증예방법 제19조 전파매개행위의 금지(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가 바로 그 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HIV예방을 위한 법이나 실상은 예방에 1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낙인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을 앞으로 나올 이야기에서 들어보자.
음주와 알콜중독, 흡연과 니코틴중독, 성관계와 성중독은 다릅니다. 마약복용과 마약중독 역시 다르지요. 이 차이는 무엇일까요? 어떤 특정 물질을 사용하는 것과 어떤 특정 물질에 중독된 것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무엇에 몰입하거나 탐닉하면 '중독'이라고 표현하지요. 밀가루 음식을 너무 좋아하면 '탄수화물 중독', 쇼핑을 즐기면 '쇼핑 중독', 인터넷을 오래하면 '인터넷 중독' 등. 즉 무엇이든지 지나치게 몰입해서 하면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입니다. 그러나 정신병리에서 중독으로 규정하는 항목은 광범위하지 않습니다
미드, 영드 같은 해외 드라마를 즐기는 국내 시청자들은 국내의 이상한 막장 드라마를 보면서 한숨을 내쉰다. 컨텐츠의 질적인 측면에서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다. 물론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이 매우 높은 것은 그것을 원하는 소비자 취향의 질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라고 그런 막장 드라마가 없겠나? '소프 오페라'라고 해서 이 장르도 엄청나게 잘 팔리는 장르다. 말 나온 김에 얘기해보자. 왕좌의 게임과 같은 드라마를 왜 우리나라에선 못 만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시장이 작아서다.
글을 쓰는 것도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도 방송출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대중에게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나의 삶이 그들의 입에서 편안히 오르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송의 감동을 위해 별것 아닌 나의 이야기를 불굴의 의지로 표현하지 않는 것도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 특별히 수정하지 않는 것도 부끄러운 실수담이나 여과 없는 흑역사를 강연소재로 삼는 것도 내 삶 그 자체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나의 고집이다. 아직은 소수와 나누는 소수의 이야기이지만 난 언젠가는 다수와 비슷해 보이려는 억지로의 흉내놀이 없이도 다수에게 낯설지 않은 편안한 소수가 되기를 늘 희망한다.
박정희가 없었더라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노무현이 없었더라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는 다행스럽게 박정희 신화를 산산조각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을 넘어설 수 있을까?
미국 뉴저지 주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장애인이 숙박을 신청했을 때 승인을 받는 비율은 75%였으나, 왜소증을 가진 경우에는 61%, 시각장애인인 경우에는 50%, 뇌병변장애인은 43%, 척추손상 장애인은 25%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 때문만은 아니라며, 대부분의 거절 사유가 '접근성 미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사업들이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에게 확대할수록 장애인 고객에 대한 배제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지난 40년간 외부에 공개된 사고와 고장만 무려 130여 건에 달합니다. 2012년 2월 9일에는 외부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 비상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원전 전체에 전력공급이 12분이나 중단되는 매우 위험한 사고가 있었죠. 하지만 해당 사건은 운영자인 한수원이 사고 발생 당시 취해야 할 백색비상 발령, 관계기관의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한 달 넘게 조직적으로 은폐하다가 뒤늦게야 밝혀졌었습니다. 만약 위험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우리나라도 후쿠시마와 같은 초대형 원전사고를 겪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최저임금 심의는 개시되었다. 일단 뭐가 문제인지 5천만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 정보 공개부터 시작하자. 현재 회의 공개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법 개정 이전이라도 최저임금위원들의 결정과 운영규칙 변경으로 할 수 있다. 이제 재계도 왜 매년 '동결'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근거를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재계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미칠 충격이 그처럼 지대하다면, 국민들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공익위원들 역시 전문가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있다면, 중재안이 도출된 근거를 자기 이름을 걸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논평을 냈을 법한 당이나 단체를 떠오르는 대로 서너 개 정도를 검색해 보았는데, 내가 생각한 범주 안에는 관련한 논평을 낸 곳이 없었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곳, 전쟁에 대한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곳, 인권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곳이 모두 문재인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베트남 외교부의 입장은 굉장히 부드럽다. "한국 정부가 베트남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양국 우호와 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을 요청한다". 잘못을 질책하는 뉘앙스조차 아니다. 이렇게 말하기까지 베트남인들이 삼키고 삼켰을 수많은 말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지금도 차량 1대에 100개 정도의 ECU와 1억 줄 정도의 코드가 탑재된다. 고가의 차량일수록 탑재된 전장부품의 수가 많고 더 많은 코드를 넣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계적으로만 보자면 상업용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으로 코드 1,000줄에 7개의 버그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보자면 자동차에는 10만 개의 버그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온갖 사고들이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폭력을 가한 이후로 가족들은 나에게 동성애,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냥 애가 착해서 세상에 관심 많고 사회적 약자/소수자 인권활동을 하는, 그런 착한 아들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 역시도 나는 답답했다. 내가 성소수자인데, 왜 이성애자인 척하면서 가족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걸까. 그래서 난 다시 나의 존재를 알리고 가족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다시 커밍아웃을 하고자 했다. 성소수자가 혐오가 넘쳐흐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이라는 공간도, 교회라는 공간도, 어느 하나도 내게 편한 공간이 없는데, 가족마저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제가 중학생이던 1980년대에는 학원을 다니는 아이가 많지 않았어요. 그 시절에는 사교육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아버지는 저의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학원을 두 곳이나 다니게 하셨어요. "네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 먹고 살려면 이 두 가지 기술은 반드시 배워야 해!" 중학생 시절에 배운 그 기술은, 훗날 제 인생에 아무 쓸모가 없었어요.
미국 내 유학생 수에서 한국 학생은 전체 3위이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압도적 1위다.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 학술시장의 영향권 아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십년째 교수나 박사 연구자를 미국 대학에서 공급받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미국 박사의 비율은 80% 이상이며, 경제학 교수의 95% 이상이 미국 박사다. 타계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자 암스덴은 한국만큼 재벌 대기업 문제가 중요한 나라가 없는데, 한국에 대기업 연구자가 드문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한 적이 있다. 다른 중요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학원은 한국 학생들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줄 리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속한 참여연대는 우리 군이 북한 점령을 가정한 비현실적인 작전 개념과 절대억지의 군비계획을 재검토하면, 단기간에 군 병력규모를 40만 이하로 줄일 수 있고, 징집병의 복무기간을 12개월 이내로 줄일 수 있으며, 모든 사병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추가적인 비용 증가 없이 지급할 수 있음을 주장해왔다. 무엇보다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장성과 장교 수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냉전시기 동독과 겨루던 서독은 우리보다 훨씬 적은 장성과 장교, 그리고 12개월 안팎의 징집병으로 유럽 최고의 군대를 건설하고 유지했다. 통독 이후 병력수와 장교수를 더 감축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