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민주제가 현실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대중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선거와 투표는 주권자가 주권을 행사하는 유일한 방도는 아니지만, 매우 유력한 통로이다.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링컨)라고 말하는 건 분명 과장이다. 그러나 투표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을 제안하면서 내 강의의 수강생들에게 했던 말이다. "여러분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라. 최선의 후보가 없으면 차악의 후보를 선택하라.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말한다. 입발린 소리다. 잊지 말라. 정치인들은 국민 일반에 관심 없다. 그들은 오직 투표하는 유권자만을 두려워한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저들이 듣게 만들려면 투표해야 한다."
콜라 같던 남자와 헤어지고 고구마를 먹은듯 매일이 갑갑할 때 등 떠밀려 나간 소개팅에서 그를 만났다. 만난 지 이주일째 갑자기 잠수를 타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아무 일도 아니라며 사람 답답하게 하기 시작. 뭐 기분 나쁜 일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다는데 왜 그러시죠?" 짜증 나서 나도 연락 안 했더니 1주일 후 온 카톡 하나. "그때 왜 두 시간 동안 답장을 안 했습니까? 1 지워진 거 다 봤는데 나 너무 마음 상했습니당" 황당해서 기억도 잘 안 난다 어쨌든 미안하다고 하고 다시 만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도 안 지나서 같은 일 반복.
애 낳고 '애국자' 소리 한번 못 들어본 엄마도 있을까요? 출산이 단지 집안의 경사이거나, 부모 된 사람들을 철들게 만드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면 굳이 애국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겠죠. 출산은 한 사회의 미래입니다. 엄마가 되는 일은 개인의 선택에 따른 개인들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적 사안이고 국가의 책무가 따라야만 하는 거죠. 그러나 애국자라 쓰고 저성과자로 읽는 것이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대다수의 엄마들은 일하기 위해 모성을 포기하거나 모성을 지키기 위해 일을 포기해야 하는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있죠. 육아휴직 쓰는데 눈치 주는 사업주도 잘못이고, 임신 축하한다더니 어느덧 퇴사의 기로에 서 있는 나를 외면하는 동료들도 야속합니다.
우리는 종부세를 세금폭탄에 비유하며 참여정부를 음해하는 수구언론과 한나라당과 매판지식인과 견결히 싸웠다. 그들과의 논쟁과 토론과 싸움에서 우린 패배를 몰랐다. 우리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동안 진보매체와 시민단체들은 무얼 하고 있었던가? 진보매체와 시민단체들은 그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분양원가제도 개선이 핵심인데 참여정부가 그걸 하지 않으니 반개혁적이라고 난타했다. 좌우 양쪽에서 협공을 당한 노무현과 참여정부는 고립무원의 처지로 질식당했다. 그런 참여정부와 노무현을 바라보는 내 심정은 무참했다.
"며칠 전 밤에, 술 취한 사람을 태웠는데 집에 다 왔는데 안 일어나는 거야. 자는 사람을 깨웠더니, 갑자기 욕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랬어요. '아이고, 점잖아 보이는 분이 왜 이러십니까.' 그러면 대개 머쓱해서 그냥 가요. 만약 내가 '너 나이가 몇이야?'하고 화를 냈으면 맞붙어 욕을 하겠지. 그럼 무조건 나만 손해야. 나보다 어린 손님에게 욕먹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화를 내지 않아요. 내가 보기에는 그게 최고의 장수 비결이야."
사전투표소로 발표된 3516곳 중 장애인이 접근 불가한 곳이 644곳(18.3%)이나 되었다. 서울의 경우 424곳 중 160곳(37.7%)에 달해, 10곳 중 4곳은 장애인이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장차연은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장애인 참정권 실태를 접수받았다. 상황은 예상한 대로 엉망진창이었다. 휠체어 탄 장애인은 투표소가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지하 혹은 2, 3층에 설치되어 있어 결국 투표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는 엘리베이터 없이 휠체어 리프트만 있어 이를 이용하려고 하니 전동휠체어는 무겁다고 거절당하기도 했다.
열정을 선거철에 특정 후보에게만 바칠 게 아니라 두 선거철 사이의 훨씬 더 많은 기간에 이슈와 정책에도 나눠주면 안 될까?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사람에겐 열정을 바쳐도 '도구와 장치', 즉 제도와 법엔 열정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 후에도 승리를 한 후보에 대한 '무조건 찬성' 아니면 '무조건 반대'의 전선이 지속돼 모두가 다 실패하는 비극이 빚어지곤 했다. 국민 통합이나 화합은 정치인을 자신의 분신이나 우상처럼 대하는 '팬덤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A대위의 구속은 미네르바 사건을 연상시킨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가진 사람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여 크게 화제가 되자 검찰은 그동안 거의 사용되지 않던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을 찾아내어 미네르바를 구속기소했다. 내용면에서는 전혀 다른 사건으로 볼 수도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법을 악용했다는 점에서는 유사점이 있다. A대위 사건에서의 특정한 목적을 뭘까? 육군은 수사관들을 동원하여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하려는 시도를 했고, 이에 대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상관없다", "군인 한 명 구속된 것 가지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음 글을 찬찬히 읽어보길 바란다.
당사자 해결 원칙의 핵심은 남북관계다. 30년 전 노태우 정부가 당사자 해결 원칙을 강조했을 때, 미국은 환영했다.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들고 오자, 클린턴 대통령은 기꺼이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을 양보했다. 노무현 정부 때 9·19 공동성명을 채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남북관계의 역사에서 주변국이 한국의 당사자 자격을 인정했을 때의 공통점이 있다. 남북관계가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주변국은 한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인정하고 위상을 존중했다. 명심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한국 외교의 위상을 결정한다.
어느 특정한 문제에 대하여 진보적 또는 보수적 입장을 지닌다고 해서, 다른 문제에도 그 진보성이나 보수성이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젠더문제에 대하여 진보적 성향이 있다고 해서, 성적지향의 문제에도 자동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가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또는 성적지향에 진보적 입장이라고 해서, 노동문제나 젠더문제, 평화문제 등에 그 진보성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현상유지'가 아니라, 이미 오래 전에 비판되고 버려진 가치들을 복고적으로 끄집어내는 이들은, 사실상 '보수주의'가 아닌 '퇴행주의'라고 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세상과 사람들의 선의만을 바라야 하는 무기력한 입장이었던 적이 얼마나 있던가. 아니, 그 전에 '입장 불가'의 사유에 해당되어 본 적이 있던가. 누군가를 제외한다는 공지 앞에서 더 의기양양하게 제지선을 통과하는 게 익숙한 삶은 아니었나. 노키즈존이라는 단호한 안내를 받고 나는 왜 "그럼 포장해 갈게요"라고 말했었는지를 곰곰이 되짚어 보았다. 나는 괜찮다, 상처받지 않았다, 이런 방어기제가 무의식적으로 표현된 건 아니었을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확실히 약자의 입장을 경험하는 일이다. 노키즈존 식당 앞에서 나는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JTBC의 팩트체크'와 'SBS의 사실은'에서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조사한 후보별 의혹을 거짓, 거의 거짓, 사실&거짓, 판정 불가, 거의 사실, 사실 등으로 점수를 매겨봤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제기한 의혹 12건을 보면 거짓 점수 1,150점으로 대부분 거짓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말은 홍 후보가 제기한 의혹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홍준표 후보는 거짓임을 알면서도 일부로 의혹을 제기했고, 상대방 후보를 '거짓말 대장'등으로 왜곡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홍준표가 제기한 의혹 '95.8%'가 거짓이었다
하루 종일 8시간 일하고 5만 6000원을 버는 단순 알바 일이든, 야간에 12시간 일하고 10만원 받는 택배 상하차 일이든, 카트 수거 정리하고 하루 6만 5000원을 받는 일이든, 좀 높은 시급에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는 콜센터 일이든, 잠 못 자고 불편한 공간에서 12시간을 대기하면서 8~10만원을 받는 방송 보조출연 알바 일이든, 당신들이 하루 에너지를 전부 쏟아붓고 5만원, 8만원 남짓한 돈을 손에 쥐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아야 한다. 당신들이 시급 6500원으로 매일 풀타임으로 일해서 한 달 살아보고, 월세 40만원과 7000원짜리 백반과 통신비 5만원과 교통비 7만원의 무게를 실감해 보아야 한다.
돌아보면 2000년 한국 수치는 충격적입니다. 당시 2위 멕시코보다 무려 200시간 더 일했습니다. 살인적인 수준이지요. 하지만 15년 동안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노동시간은 극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최상위 랭커였던 형제 국가 멕시코, 칠레, 그리스의 하락세와 비교하면 그 사실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은 여전히 "개노답 삼형제"의 일원이지만, 명백히 발전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발전해왔다는 사실,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의 한계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습니다. 개선이 필요하다면 비판해야 합니다. 지금껏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이유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하셔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의당에서는 '사표 방지 심리'를 이용하는 졸렬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선거 때면 꼭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사표'다. 흥미로운 건 다른 논쟁은 자신과 가장 반대편에 선 후보와 해도 사표, 즉 '죽은 표' 논쟁은 가장 자신과 가까운 입장의 후보와 벌인다는 점이다.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그 표는 언제 죽은 것일까? 애당초 살아 있던 표는 왜 죽는 것일까? 표를 죽인 범인은 대체 누구인가?
초미세먼지는 워낙 작아 폐포까지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래도 입보다 코로 숨을 쉬면 확실히 많이 걸러진다. 프랑스 국립직업병연구소에서 1993년 발표한 자료를 보자. 미세먼지가 폐 등 흉강에 침투한 양과 폐포까지 내려가 쌓인 양을 운동강도와 호흡방식에 따라 비교했다. 동일한 중간 강도의 운동이라면 입으로 숨을 쉴 때 코로 숨 쉴 때보다 서너 배 이상 많은 미세먼지가 폐포까지 내려가 쌓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대부분 코로 숨 쉰다. 그러나 입으로 숨 쉴 때가 있다. 바로 운동할 때다.
반문 정서라는 약한 지렛대에 기댈지언정 우리 사회 보수 유권자들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만큼 그들을 수구 또는 극우 정치인들의 주박(呪縛)으로부터 풀려나오게 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우리 정치 지형을 중도와 상식으로 수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안철수의 대의가 지금 크게 흔들리고 있다. 보수 유권자들이 안철수를 떠나 홍준표를 지지하며 수구의 품으로 상당 정도 귀환하는 경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보수 유권자의 퇴행적 복귀가 우리 정치에 드리우는 그늘은 매우 짙고 서늘한 것이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자살이나 자해처럼 구조가 긴박한 상황과 연관된 단어나 구문이 수천 개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는 긴박한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도 있었다. 예컨대 우리가 흔히 '부루펜'이라 부르는 해열·진통제는 자살 예측 단어 순위에서 14위로 나타났다. 심지어 무심결에 사용하는 '울음 이모티콘'은 11위에 올랐다. 울음 이모티콘 하나에도 상담 요청자의 절박한 심리가 담겨 있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