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심지어 미사일이나 핵무기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 비무장지대 근방으로 수천 개의 장사정포를 거느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에서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데 충분할 것이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10만 명 가량의 미국 시민들 중 상당수도 희생된다. 미국의 위협이 정말로 큰 임팩트를 미치는 곳은 오히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기습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은 시리아 공격이 북한에 대한 경고로도 작용했음을 시사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선제타격은 사실상의 선전포고가 될 수밖에 없다. 수년 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리 싹을 잘라 내야 한다는 게 선제타격론의 주된 논거다. 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제2의 한국전쟁을 불사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논리다.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게 뻔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순 없다. 어떤 한국 정부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로 보낸 것 하나로 대선 판이 요동쳤습니다. 4월에 미국이 북한을 폭격한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대선 후보들이 기존의 당론을 바꾸고 말을 뒤집으면서 안보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황당한 궤변이 천연덕스럽게 펼쳐지는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 표명까지는 좋았는데, 그렇다고 "당장 전쟁이 나면 나부터 총 들고 나가 싸우겠다"는 발언이나 "사드 배치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정치 지도자답지 않게 아무 말이나 막 해대는 건 한반도 위기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버해도 한 참 오버한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왜 저 남자는 처음 만난 여자에게 반말을 하며 으스대지? 왜 저 여자는 별로 나이가 많지도 않은 저 남자를 아저씨라고 부르지?"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르는 건 심각한 문제다. 어떻게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각본을 쓰고 감독한 사람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이게 문제가 된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텔레비전만 틀어도 툭하면 처음 보는 여자들에게 반말을 해대는 무례한 남자들과 그들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맥 빠진 여자들이 부글거리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정상이 되는 건 아니다. 비정상인 언어가 많을 뿐이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뉴스를 빠뜨리고 있다. 바로 덩샤오핑의 딸, 덩룽의 방한이다. 대체로 언론은 최순실 일당, 특히 김영재 원장이 덩룽의 성형수술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덩룽은 박근혜 대통령과 7월 5일 만났다. 당연히 중국 입장에서는 사드 문제에 관해 박근혜 대통령이 뭔가 할 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전혀 사전 협의도 없이 성형수술을 하려고 하지를 않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더니, 사드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하고. 그리고는 7월 8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폭격은 적절하고, 전술적으로 탄탄하고, 실행 역시 잘 이루어졌다. 합리적이고 일관성있는 전략 신호를 보냈다. 이렇게 리스크가 낮은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은 대통령 주위의 보다 경험많은 인물들이 합리적이고 주류적인 충고를 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신줏단지로 모시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신들이 만든 비정규직법에 대해선 한마디 말이 없다. "2년 이상 필요한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규제했더니, 2년마다 해고하고 다른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으로 규제를 우회하고(회전문 효과) 규제가 없는 사내도급, 특수직 등 간접고용이 늘어난다(풍선효과)"는 유승민의 분석에 대해 두 사람도 동의하는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재벌·노동 공약이 유승민 후보만도 못하다"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비판을 반박해보라.
다른분들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이 있는지 듣고, 조언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고, 2가지를 다짐했다. 첫째, 커밍아웃 전 나 자신을 챙길 마음의 여유. 나 자신이 몸이 아프거나 심적으로 힘들 때 엄마한테 커밍아웃을 한다면? 엄마는 물론 나 자신도 힘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밍아웃은 육체적, 정신적 체력이 필요하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한반도 전쟁위기론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관계가 전면적인 조정 국면을 맞았지만 한국 대통령은 궐위 상태다.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진정됐지만 우리의 운명을 쥐고 있는 북핵과 사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좁혀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불길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계속되고 있다. 강대국의 흥정이 끝나면 반드시 청구서가 날아온다.
현재 문재인 캠프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적폐 세력'(박근혜, 김기춘 등)이 구속되면서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세력의 정치적 반사이익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적폐세력이 사라졌을 때도 같은 컨셉의 선거운동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탄핵에 적극 동참했던' 상대 경쟁후보에게도 과거 공포의 동원 전략을 적용하는 것. 그게 바로 '적폐연대론 전략'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약 35%의 유권자를 '적폐'로 규정한 셈이다. 안철수와 박지원은 군부독재 세력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을 '적폐연대'라고 규정하면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저 황당할 뿐이다.
285유로, 한국 돈으로 35만 원가량 되는 현금을 가지고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88일간의 유럽 여행이 그렇게 막을 올렸다. 가난한 여행자였던 나에게는 두 가지 생존 전략이 있었다. 첫째는 최대한 돈을 아끼는 것. 그래서 무료로 숙박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내가 즐겨 이용한 사이트는 소파를 찾아다닌다는 뜻의 '카우치서핑'으로, 현지인들이 집을 열어주고, 여행자들이 며칠 밤을 묵어가는 플랫폼이었다.
문재인 후보와 캠프, 그리고 열성 지지자들 모두가 대선 레이스 속 불확실성의 규모와 파급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문준용 군의 취업 특혜 의혹과 정확히 맞물리고 있는 청년세대의 취업난이 가진 불확실성은 더 이상 새로 붙일 수식어도 없다. 노후대비를 제쳐두고 자식농사에 투자한 부모세대의 불확실성과도 함께 묶인다. "문준용 군이 취업할 시기에는 그렇게 취업 시장이 힘들지 않았어요." 같은 지지자들의 지원은 사실상 폭격이다. "마 그만해라." 그만하라니. 청년들과 부모들이 스스로 처한 불확실성에 의해 작은 부분을 확대 해석하더라도 모두가 한 표를 쥔 국민이다.
근래 유입되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 중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옹호하고 정권교체를 반대해온 사람들이 있음은 사실이다. 이들은 수구보수 후보가 주변화되자, 자신의 이익을 유지해줄 또는 손해를 덜 입힐 것 같은 후보를 '차선' 또는 '차악'으로 택한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국민의당 지지자 전체를 적폐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조갑제 등 극우파나 반기문 지지모임 '반딧불이'가 안철수를 지지하고 나섰지만, 이들은 일부이다. 도덕적 우월성 강조는 선거에서 독약이다.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무슨 일을 하든지 주 5일 한 달 꼬박 일하면 대략 월급 20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옳은 이야기다. 그러나 옳고 이해하기 쉽고 외치기 쉬운 이 주장은, 사실 좀 허망하다.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임금을 더 받는 노동자도 늘지만,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노동자는 전국에 222만명이 있다. 전체 임금노동자 100명 중 11명이 넘는다. 2006년 144만 명에서 50%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적으로 4-11월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 약 15분 정도 반팔/반바지 차림으로 햇볕을 쬐면 효과적으로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과 같이 자외선 노출에 민감하여 자외선 차단제도 꼼꼼히 바르고 다니고 긴 옷을 자주 입으며, 주로 실내에서 근무하며, 미세먼지와 같은 공해로 일광도 차단되고 외부 활동도 자제하는 경우 햇볕 노출을 통해 비타민 D 합성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들이 많습니다.
지난 2015년 고용노동부 장관의 '청년 간담회'에 참석한 어느 취업준비생은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라는 어른들의 얘기는 '폭력'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왜 그럴까? 정상근이 쓴 〈나는 이 세상에 없는 청춘이다〉(2011)라는 책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상식' 때문이다. "야 웃기지 마, 일단 좋은 기업을 들어가야 해. 솔직히 한 달 100만원 주는 직장이랑, 250만원 주는 직장이랑 얼마나 차이가 나는 줄 알아? 시작부터 좋은 데 가지 않으면 넌 평생 그 바닥에서 썩는다. 거기서 빠져나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래, 네가."
한국이 친박, 반박, 친문, 반문, 보수와 진보, 부자와 가난한 서민,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깊은 갈등과 불화의 블랙홀에 빠져 있는 한 대선후보들이 남발하는 어떤 정책도 제대로 실현될 수가 없다. 이해집단들이 전후좌우에서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은 과거 현충원에 갈 때마다 외면하던 이승만과 박정희 묘소까지 참배했다. 그래서 국민의당 안철수는 호남에 그 많은 발품을 팔고, 국민경선의 긴 여정의 막을 충청도에서 내렸다. 이번에는 대선후보들의 화해와 대통합의 약속을 믿을 수 있을까.
'문재인을 꺾을 사람 누구입니까?'로 붙일 수 있는 지지율이란 게 결국 '갈 길 잃은 보수층' 정도일 게다. 홍준표와 유승민을 드랍시키는 조각모음을 실행하기만 하면, 혹은 그런 이벤트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고양시키는 정도로도 안철수가 더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게다. 문제는 언론에서 그런 호들갑을 떨든 말든 실제론 그 조각모음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보아하니, 홍준표와 유승민 둘 다 앉아서 고사당할 생각도, 합칠 생각도 없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의 확장성은 답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이 갖고 있는 지지율을 직접적으로 빼앗아 와야 한다. 지금 문재인을 추동하는 메인 지지층은 2030에서 40대까지다. 안철수의 승부처는 결국은 청년층의 포섭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발생하는 날이면 으레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이라는 식의 표현이 일반화되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내부 오염원의 책임도, 그것을 규제 관리하지 못하는 환경부의 무능도 가려지게 되었다. 환경부의 책임 회피 홍보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환경부가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의 거의 대부분을 모두 중국 책임으로 돌리고 그것이 확고한 사실로 굳어지면서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은 우리나라 산업체나 기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주장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