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는 디지털노마드는 내가 꿈꾸던 삶이었다. 그 꿈이 박살 나는 데에는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직접 내려 마시는 커피는 일부였고, 주된 업무는 설거지, 쓸고 닦기, 청소하기, 광내기, 재고체크하기, 손님 응대 등의 '서비스'였다. 이 과정에서 나는 세상의 모든 요식업 사장님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꾸준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가게의 본질. 맛집이 맛집인 이유는 그 자리에서 '똑같은 맛'을 몇 년 째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 것인 줄 가게를 하면서 알았다.
MB는 4대강사업이니 자원외교니 하는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자신은 떳떳하다고 늘 강변하지만, 누가 마음먹고 털기 시작하면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로서는 많은 약점을 가진 박근혜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자신이 많은 약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전 정권의 비리를 터는 것은 쉽지 않을 테니까요. MB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박근혜를 지원했던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기 때문에(just because of) 박근혜를 지원했던 것입니다.
1)'용서의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가; 2) 언제 (용서의 적절한 시기), 어떻게 (용서의 구체적 방식), 이 '용서'는 가능한 것인가; 3) 가해자/잘못한 자의 뉘우침,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용서의 전제조건인가, 아니면 뉘우침이나 용서를 구하지 않아도 용서는 가능한 것인가; 4) '용서자'가 용서를 하게 되는 경우, 용서자는 잘못된 일에 대한 '분노'를 포기해야 하는가 아닌가 등과 같은 물음들이다.
사면은 유죄판결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한다. 박근혜 재판 결과는 1년-1년 6개월 뒤에 확정된다. 2018년 지방선거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이 사안은 유죄판결 확정 후에 비로소 논하는 것이 맞다. 나는 그 시점도 사면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 사면권 제한에 동의하고 있으니, 말꼬리 잡지 말고 사면법 개정안을 3당이 공동발의하면 된다. 나는 안철수의 '선의'를 믿는다. 위원 구성 문제, 사면 대상 범죄의 제한, 의무 복역 기간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제주 4.3사건을 말할 때마다 극우단체나 보수학자들은 제주 4.3사건이 남로당 중앙당이 지령을 내려 벌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북한이나 소련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주 4.3사건은 이승만의 반공청년단과 경찰이 벌인 폭정과 범죄로 시작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극우단체나 뉴라이트 교과서 등은 남로당 중앙당의 지시로 치밀하게 준비된 무장 폭동 사건이라고 6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제주4.3 사건의 남로당 중앙 지령설'이 얼마나 허구인지 하나씩 반박해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다른 나라로부터 받은 피해와 다른 나라에 준 피해를 종합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지역에 오염물질과 그로 인한 사망을 수출한 것과 마찬가지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공해수출국으로 미국, 서유럽, 기타 동아시아 국가들을 지목했다. 기타 동아시아 국가로 함께 묶여 있어서 공해수출국으로 표시되었지만 몽골 등 몇 나라는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구체적으로 일본과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 이 논문의 결론은 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을 통해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국제무역을 통해 다른 나라로 오염물질 배출을 전이한 것이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저 사실은 게이예요" "저 레즈비언이에요"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조만간 성전환 수술 하려고요" 소수자가 되었다는 거짓말. 약자가 되었다는 거짓말. 물론 악의는 없었을 수도 있는 거짓말. 그러나 하나도 웃기지 않은 거짓말. 누군가에겐 비수가 되는 거짓말. 오직 만우절 하루를 즐기기 위해 지어낸 그 거짓말을 누군가는 평생 동안 입 밖에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안철수에게는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심상정의 5자 구도에서 안희정의 표를 흡수하고 유승민의 표까지 빨아당길 수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 조각모음 이벤트가 적어도 두 번 발생해야 한다. 첫 번째는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이벤트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것은 문재인의 이벤트가 아니라 안철수의 이벤트다.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 결과에서 기대하는 건 이미 결정되다시피한 민주당 후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그래서 퇴장하는 이재명의 표와 안희정의 표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이상하고 야릇한 말로 인하여 친일은 미워하되 친일파는 미워하지 않는, 독재는 미워하되 독재자는 미워하지 않는, 고문은 미워하되 고문 기술자는 미워하지 않는, 광주 학살은 미워하되 명령자는 미워하지 않는, 사자방 비리는 미워하되 이명박은 미워하지 않는 그리고 이에 슬그머니 끼어들어 국정농단은 미워하되 농단을 저지른 박근혜는 미워하지 않는다는 괴상하고 지랄 같은 분위기가 유령처럼 스며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공계열은 인문사회계열보다 높은 소득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대다수 국가에서 이공계 직종 종사자 대부분이 남성입니다.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의 원인을 여기에서 찾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성들이 "수학의 힘"에 힘입어 고임금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주장을 검증하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1) 여성 이공계 종사자는 정말 적은가? 2) 이공계 임금은 정말 높은가? 3) 이공계 전공 여성은 다른 전공 여성에 비해 노동시장 성과가 좋은가? 답은 그렇다, 그렇다, 아니다입니다. 이공계 종사 여성이 적어서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공계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헬스클럽에서 다이어트 상담을 받으면 어떤 트레이너나 똑같은 말을 한다. 고객님, 체지방은 줄이시고 근육은 키우셔야겠네요. 말은 그럴싸하다. 게다가 누구나 탄탄하고 슬림한 몸매를 가지고 싶어한다. 하지만 몸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실제로 초보자들의 경우 운동을 시작하면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느는, 이른바 '린매스업' 시기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는 오래 가지 못한다. 보디빌더들이 일부러 살을 찌우고 다시 빼는 걸 반복하는 건 그래서다. 대다수의 보디빌더들이 이러한 벌크업-커팅 사이클을 굳이 택하는 건, 순수하게 근육만 키우거나 지방만 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ㅍ만 나와도 부르르르 떠는 남성분들이 많은 걸 보면, 페미니즘은 남자에게 어마어마하게 해로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격렬히 반대할 리가 없죠. 남자들이 얼마나 이성적인데요^^. 페미니즘은 남자들을 죽여 나갈 게 분명해요. 자 그럼 언젠가 페미니즘의 이상이 실현된 사회를 가정해 보고, 그때의 남자들이 얼마나 지옥 같은 삶을 사는지 살펴볼까요?
동네 학원에 소소한 취미활동을 배우러 다닐 때도 상점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갈 때마저도 시각장애인이란 존재는 유일한 1인이거나 상대의 인생 첫 경험으로 작용할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어쨌든 통계상의 25만여명 시각장애인 숫자를 감안하면 정상적인 분포가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통합교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던 시절 만들어진 특수학교들에는 아직도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집약적 서비스라는 어쩔 수 없는 장점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수천명이 함께 하는 초중고 교육을 받으면서도 장애인 친구 한두 명 없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것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아빠와는 늘 사이가 좋았어요. 비슷한 성향인 데다 제가 뭘 하던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는 편이었거든요. 엄마는 저와 아빠의 관계를 두고 '덜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말했어요.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그렇다면 엄마가 제발 나를 덜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나를 덜 사랑한다면 나는 엄마를 더 사랑할 수 있겠구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사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右)희정, 중(中)재인, 좌(左)재명의 구도에서, 문재인 캠프의 대응전략 자체가 '어대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어대문 전략은 애초에 '시한부' 착시 현상이었음을 잊으면 안된다. 경선이 끝나고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면, 그 순간으로 우(右)희정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오른쪽'으로 가고, 좌(左)재명 지지표의 상당 크기는 '왼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위 후보로 표가 이동하는 동아일보의 상세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右)희정의 오른쪽이 '안철수'이고 좌(左)재명의 왼쪽이 또한 '안철수'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정말 해피엔딩이 없다. 건국의 과정이 힘들다 하지만 광복 70년이 지나도록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여섯 사람밖에 없다. 일신상의 재앙이 없었던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셋뿐이었다. 그런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기에 닥쳐온 미증유의 외환위기는 아직까지도 온 국민에게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이명박은 어떤가? 아직도 BBK스캔들이 끝나지 않고 있다.
지난번 51.6%에게 박근혜 찍은 것을 후회하게 할 수는 있어도, 그들에게 바로 그 반대쪽 문재인을 찍으라고 하긴 어렵다. 그들은 친박 외의 그러나 문재인이 아닌 출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그 결집을 안철수로 단일화시키느냐 흩느냐에 민주당의 성패가 걸려 있다. 안철수는 한국당 쪽에는 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봐야 얻을 것도 없고, 한국당 지지층 역시 막판에 가면 문재인 안 되게 하기 위해서 '될 놈 찍자'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외로 막판에 엄청난 결집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게 이른바 대세론 붕괴 시나리오의 기반이다. 아주 허황된가? 그렇지 않다.
모든 공간이 엄마의 것이라는 말은, 그 어느 곳도 엄마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직업이 전업주부인 나의 엄마는, 집의 모든 공간이 그의 것이었기 때문에 한 순간도 가사노동의 일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어느 구석에서도 일터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흔히 집이라는 곳을 '바깥 일'에서 '도망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드림 하우스'는 결국 집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의 판타지였던 셈이다. 집의 어떤 공간에서 엄마가 자신만의 생활을 한다고 해도, 그 공간은 언제든 방문을 열고 나온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자 가사노동으로부터 절대 격리될 수 없는 작업장일 뿐이었다.
오래된 바나나에 나타나는 검은 반점이 암 예방에 좋다는 뉴스입니다. 여러분도 어디선가 한두 번 목격했을 법한 소식입니다. TNF(종양괴사인자)라는 물질이 검은 반점에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항암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잘 익은 바나나일수록 항암효과는 물론 위식도 역류와 고혈압, 빈혈, 위궤양, 우울증, 변비, 생리전 증후군에 좋고 에너지를 공급하며 체열을 식힌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봐도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