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은 고 황유미 씨의 10주기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다. 229명의 제보자와 79명의 사망자(삼성반도체·LCD). 공장의 위험성을 밝힌 4권의 보고서.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인정한 14명의 8개 질환. 2편의 영화와 3권의 책. 그동안 반도체 직업병 논란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도 강산만큼 변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피해자를 대하는 가해자의 태도는 10년 전과 같다. 그러니 피해자의 처지도 그대로다. 삼성은 여전히 모든 진실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손바닥 뒤에서 오와 열을 맞춰 움직이는 언론의 공이 크다. 누구의 거짓말이 반도체 산업을 흔들고 있는지 보자. 삼성이 지난 10년간 뱉어 온 대표적인 거짓말 다섯 개만 뽑아 보겠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공인인증서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무수한 소비자들이 당한 보이스 피싱 피해(매년 수천억원 가량의 피해)를 나 몰라라 해왔던 정의롭지 못한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때까지는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조롱당하고, 피해자가 뒤집어써야 했는데, 앞으로는 금융회사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더 나은 기술에 투자하겠지요(보이스피싱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여러해 동안 거듭 확인된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기반의 전자금융거래 기술을 그래도 계속 쓸지는 각 은행이 결정하겠지요 ^^).
일반적으로 '노동' 하면 '생산을 위한 노동'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생산을 하기 위한 노동을 충전하기 위한 노동'은 여기에서 보이지 않는 뒤편으로 밀려난다. 이것이 가사다. 이 가사 노동은 어마어마한 노동이다. 예를 들어 식사를 보자. 혼자 사는 내 경우엔 '오늘 저녁에 뭐 먹지'가 늘 고민이다. 밥상 받는 사람이야 그런 고민 별로 안 하겠지만 만드는 사람은 이 고민을 늘 한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떠올려보고 없으면 사러 간다.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돌아오는 시간은 보는데 이동시간 물건을 고르고 결제하는 시간 포함해서 나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집에 와서 조리 시간 말고 재료를 다듬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또 따로 있다.
너는 내게 엄마의 생리 주기와 날짜를 물었지. 생리 시작일을 계산해 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며 그걸 깔았다고 보여주면서 말이야. 그 안에는 이제 엄마와 네 주기가 사이좋게 들어있고 엄마는 우리가 동지가 된 양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그리고 나도 너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단다. 여성으로 함께 살아가고 연대하고 지지하는 사이로 말이야. 그리고 동지의 사이를 돈독히 하는 기분으로, 엄마는 네게 엄마로서의 당부의 말보다는 엄마가 너를 두고 하는 다짐에 대해 써 보고 싶어.
지금까지의 속도라면 우리는 일생동안 최소 29대의 휴대폰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처럼 빠른 기기 변경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해마다 수익을 경신합니다. 반면 사람과 지구는 여러 나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아프리카 같은 지구 오지의 광부들은 열악한 노동 여건 속에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수 톤의 금속 광석과 귀금속을 채굴하고 있습니다. 숲은 사라지고 땅은 파괴된 상태로 방치됩니다. 그 광물 재료들은 복잡한 정제, 가공, 제조 공급망을 거치게 됩니다. 그 과정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시설들은 또 주로 화석연료 에너지로 운영됩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는 더욱 악화됩니다.
2012년에 장충동 집을 팔고도 모자란 4억이 어디서 났는지 모두 궁금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공식적으론 무보수였기 때문입니다. 수입도 없는 박 후보가 무슨 돈으로 삼성동 자택을 구입했는지 궁금했지만, 박근혜 후보 측은 계속해서 장충동 집을 판 대금으로 삼성동 자택을 구입했다고 우겼습니다. 2007년에 있었던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청문회에서나 2012년에 있었던 대선 토론회에서도 성북동 집의 출처에 관심이 있었지만, 삼성동 자택 문제는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결국 5년 만에 그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셈입니다.
거의 딱 5년 전의 일이다. 집에 와서 부엌에 들어갔더니 고2인 딸 나탈리와 친구들이 전화기를 보면서 웃고 있다. 그게 뭐냐고 물었다. "아빠, 이 앱 몰라요? 스냅챗이라고 해요." "몰라. 그게 뭔데."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요. 그리고 친구들이 열어본 뒤 10초 뒤에 사라져요." 배리와 제레미는 스탠포드대학으로 찾아가 이 앱을 만든 2명의 학생 에반과 바비를 찾아냈다. 열흘 뒤 라이트스피드는 스냅에 48만5천불(약 5~6억원)을 초기투자했다. 라이트스피드는 스냅 투자에서 166배의 수익을 올렸다.
징병제를 악용하는 의무경찰제도는 진작에 폐지 됐어야 했다. 한국의 의경은 다른 징병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괴이한 제도이다. 싼값에 이만 여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집회를 방해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예를 들자면 반 트럼프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미국경찰은 경찰노조가 있을뿐더러 야근수당까지 지급된다. 한국의 의경은 국방의 의무라는 미명 아래 현역 군인과 똑같은 십여 만원의 월급으로 집회저지에 동원되고 있다.
아무리 국가적 민족적 감정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을의 입장에서 일단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챙기는 것도 함께 중시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단기적 대응책은 어찌되었든 일단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나는 일단 새 정권이 출범하면 시 주석의 구겨진 체면을 약간이나마 회복시켜 줄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 바로 사드 배치를 금년 하반기 예정인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이후로 미루는 것이다. 제19차 전국대표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로 중국 차기 권력의 향방을 정하는 중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행사다. 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한중외교회담에서 사드 배치 반대보다는 조속한 설치에 반대한다는 것에 뭔가 암시하는 게 있다고 추측한다.
정부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디서 나온 자심감인지 모르겠으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민간기업들이 받게 되었다. 그렇게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주장하는 이유도 납득이 가지 않거니와, 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대응책도 찾아볼 수 없다. 국가 위기 상황이다.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것은 단순히 세월호 때만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내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입맛에만 맞는 사람들만 옆에 채워놓고, 관료들의 입맛에 맛는 정책만 내세우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에도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저희가 한국에서 4천만 원 들고 왔어요. 1천만 원으로 한국에서 (눈꽃빙수)기계 들여오고, 1천만 원으로 가게 계약하고, 1천만 원으로 중고차 사고, 나머지로 집 계약했어요. 사람들이 '돈 없으면 이 나라든 저 나라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는데 저희가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하루살이 인생이지만 말이죠. 사람들이 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어요. '나이 서른 넘어서 저 같은 사람 처음 본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니 더 실패자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탄핵반대집회에 운집한 개신교인들의 눈에 박근혜는 강도(强盜) 만난 이웃일지 모른다. 개신교인들은 강도(탄핵)를 만난 불쌍한 이웃(박근혜)을 사마리아인의 심정으로 힘써 돕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강도 만난 이웃을 돕는 건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이 응당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이 떼죽음당했을 때 대형교회 목사들은 어떻게 반응했더라?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의 이웃이 되는 건 한사코 거부하며 오히려 강도의 편에 섰던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이, 대역죄인 박근혜의 이웃을 자처하며 박근혜 순장조 역할을 하는 걸 예수가 보며 뭐라고 할까?
나는 비혼과 비출산을 선택한 당신을 응원한다. 지지한다. 그 선택에 따르는 행복을 충만하게 누리길 기원한다. 육아에 관한 글을 쓰면서,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 아니듯 아이는 행복의 증명이 아니고, 당신이 선택에 따르는 무게를 감당하는 딱 그만큼 나 역시 내 선택의 대가를 치르며 살고 있다. 아마 결혼하지 않기로 한 사람들도 나처럼 가끔 행복하고, 가끔 후회하며, 그래도 각자의 삶을 앞으로 밀고 나가게 될 것이다. 당신이 삶이 버거운 어떤 순간을 만날 때, '내가 결혼을 안 해서 이런가?', '내가 아이를 안 낳아서 그런가?'하는 생각은 안 했으면 한다. 나도 '내가 아이 때문에 이렇게 힘든가'하는 생각은 하지 않을 테니.
나는 늘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 남자 학생이, 자신의 열 손가락 손톱에 매니큐어를 하고 왔다는 사실보다도, 그것에 대한 다른 학생들 등 주변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게 보였다. 그 누구도 이 매니큐어에 대하여 별다른 질문이나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열두 명이 둘러앉아 있는 세미나 형식의 수업이기 때문에, 그들의 '무반응'은 그 남자 학생의 매니큐어 한 손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무반응'은 '다름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는 서로 수렴하고 교차되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교집합을 늘려야 한다. 이것이 화쟁(和諍)과 통섭(統攝)의 정신이다. 그러나 민주공화국의 근본원리를 부정하는 세력은 여기서 제외된다. 현재 국면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박근혜-최순실 일당'을 옹호하는 세력은 진보, 보수를 떠나 '국적'(國賊)일 뿐이다. 그리하여 "개혁과제 합의"라는 조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은 동의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합의해줄 "개혁"의 내용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이랑의 건과 관련하여 '김치녀'는 '일부 한국 여성'을 비난하기 위해 쓰인 말이므로 일반 남성을 비난하는 '한남'과 같지 않다는 항변을 여기저기서 본다. 거의 모든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보는 듯하다. 이랑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적이냐와는 별개로 '일부 한국 여성'과 '일반 한국 남성'의 비교를 볼 때마다 갑갑하다. '한남'은 '김치녀'와 대응하는 항으로 서 있다. 왜 '성매매하는 일부 한국 남성, 여성 비하하는 일부 한국 남성, 여자를 때리는 일부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만들지 않고, 굳이 '한남'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가.
이 퍼포먼스는 지지와 비판의 두 목소리 사이에서 뒤채였다. 지지는 생계를 위협받는 아티스트로서 이랑의 소신 있는 발언을 주목했고 비판은 이 상을 준 한대음에 이랑이 범한 무례(?)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헷갈렸다. 이 중 한 쪽 편을 든다면 나머지 한 쪽은 무언가 잘못 되었거나 혹은 잘못 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내가 보기에 두 입장은 똑같이 옳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것은 칭찬과 비난의 이분법에 앞서 입장의 차이였다. 예술만 하면서 먹고살고 싶은데 여러 여건상 그럴 수 없는 이랑의 입장은 만만치 않은 내외부 사정을 견뎌내며 어렵게 14회까지 이끌어온 한대음 입장과 다를 것이 없었다.
〈로건〉은 그동안 제작된 다른 엑스맨 영화와는 다르다. 엑스맨은 기본적으로 특수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악당들과 싸워 위기에서 세계를 구해내는 이야기였다. '울버린' 스핀오프 두 편은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만, 어쨌건 악을 제거하고 영웅의 풍모를 뽐내는 호쾌한 액션영화였다. 하지만 이 작품은, 히어로의 운명이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무게와 어떤 초능력으로도 이겨낼 수 없는 절대적인 빌런 '세월'이 주인공들을 압박한다. 거기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으킨 끔찍한 사건들을 더해 이들을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생지옥의 시간 안에 던져놓고 출발하는 이야기다.
"OTP 카드만 있으면 인증은 뭐든 다 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현장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다. 'OTP 카드' 자리에 든 말만 계속 바뀔 뿐이다. 'USB 인증서'만 있으면, '스마트카드'만 있으면, '지문인식기'만 있으면 식으로. 뭐라고 대답하기 좀 곤란한 질문이다. 원론적으로 맞다고 답할 수도 있고 실무적으로 아니라고 답할 수도 있다. '인증'이라는 기술의 정의가 구체적으로 명확하기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