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근거도 없이 헌재와 재판관을 모욕하는 막말을 내뱉는 그들을 보면 변호사는커녕 지식인으로서의 기본적 자질까지 의심을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내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라는 섬뜩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 걸 보면서 저 사람들 가슴 속에 애국심이라는 게 단 한 톨이라도 있나 의심하게 됩니다. 아이로니컬한 점은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이 '법과 질서'를 즐겨 외쳤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유신시대의 말도 안 되는 악법에 대해서도 그것이 실정법인 이상 지켜야 한다고 억지를 쓰던 사람들입니다.
김정남을 사망에 이르게 한 독극물 VX는 맛도 없고 냄새도 없다. 10밀리그램만 투여되면 사람이 죽는다. 1953년 영국에서 화학무기의 하나로 개발됐다. 신경세포간 중요한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한다. 이 물질을 호흡으로 마시거나 눈이나 입, 코 등 점막으로 침투하면 전신의 신경 기능이 마비돼 숨진다. 1988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화학무기로 사용해 수천명을 숨지게 했다. 워낙 잔혹한 고통을 강요해 1993년 국제협약에 따라 폐기토록 했다. 1996년 영화 '더 록(The Rock)'에서 악당들이 사용한 독가스도 VX다.
기내에서 알코올 섭취는 삼갑니다. 승무원이 와인을 권하면, 사양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게 다 비싼 항공권에 포함된 서비스인데!'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시면 뉴스에 나옵니다. '만취 승객 기내 난동' ^^ 기압의 영향으로 기내에서는 평소 주량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취하고, 도착해서도 숙취로 오래 고생합니다. 시차 극복 자체도 힘든데 심지어 음주 상태면 더 괴롭습니다. 기내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을 권합니다.
영원히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는 그런 장면들이 꽤 많다. 그 가운데 두 가지 장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두 가지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그것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장면은 모두 한 명의 배우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평생에 걸쳐 마흔세번 죽었고, 얼마 전 마지막으로 다시 죽었다. 이 원고는 그에게 바치는 글이다.
'돈을 받았으니 끝났다'는 생각은 아직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물음이 없고, '돈 따위로 해결하려 하지 말라'는 생각에는 어렵게 합의를 이루어낸 '외교'에 대한 존중이 없다. 무엇보다 '책임이란 무엇으로 지울 수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 없다. 소녀상을 지키려는 이들은 소녀상이 '아픔'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분명 소녀상 자체는 그렇게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곳 아닌 영사관이나 대사관 앞에 서 있는 소녀상은 분명 '저항과 항의'를 표상한다. 소녀든 항의 정신이든 '지키는' 일은 숭고하다. 하지만 사고정지 상태로 지키거나 반대하는 일은, 결국 누구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한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문 후보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야권 및 진보세력의 안보관에 대하여 중도 내지는 보수적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이른바 민주정부 10년간에 시행되었던 대북 유화책인 햇볕 정책의 실패,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등의 미사일 발사시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입장,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등이 그런 의구심을 더욱 강화시켜서 결국 중도 내지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뜻 문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 느낌이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기각을 바라는 태도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행태들을 끊임없이 보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탄핵기각을 위해 변론을 한다는 인상을 주진 않았다. 그보다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변론을 최대한 지연시켜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결정이 내려지는 걸 막는데 사활을 건 듯 보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에 대한 결정을 내릴 의사를 분명히하자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전략적 목표는 탄핵결정의 '지연'에서 탄핵결정의 '무효화'로 변경된 것처럼 보인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은 국가로부터 각종 지원과 예우를 받습니다. 그런데 탄핵됐을 때와 하야했을 때의 전직 대통령 예우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필요한 기간의 경호와 경비'를 제외하고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그 어떤 예우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하야를 하면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모두 지원받습니다. 헌법을 위반하고,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사람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각종 혜택과 연금까지 지원해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자진 하야가 아닌 반드시 '탄핵 인용'으로 '파면'돼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해야 마땅합니다.
대형마트 및 쇼핑몰의 주말 영업을 금지시키겠다는 어느 대선후보가 있다. 시장의 질서를 이렇게 단칼로 재단하려 하시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은 자영업자는 선하고 대기업은 악하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말에 대형마트 문을 닫으면 그에 해당하는 매출액이 그대로 전통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 하지만 연구결과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러한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이득보다 손실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사회적 이득이 떨어지면서도 소비자에게 선택 권한을 박탈하는 이러한 정책을 내놓게 되는 것일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는 일하는 동안 '외국인'이어서, '농업'에 종사해서, '여성'이기 때문에 3중의 어려움에 처합니다. 이주노동자는 마음대로 직장을 바꿀 수 없습니다. 사장이 동의 해주거나 법에서 정하는 사유가 있어야만 직장을 옮길 수 있습니다. 농장주가 욕설을 하거나, 성희롱을 해도 직장을 옮기기 어렵습니다.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는 깻잎 재배, 딸기 농장과 같은 대규모 비닐하우스에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농장주가 제공한 숙소에서 지냅니다. 수도꼭지만 있는 야외에서 온수도 나오지 않는 곳을 '욕실'로 제공받습니다. 인간다운 삶과 거리가 먼 주거 환경은 '여성' 이주노동자를 성폭력에 더욱 취약하게 만듭니다.
문재인 후보가 '차별은 안 되지만, 동성혼은 국민정서상, 사회적 합의가 안 돼서 안 된다'고 했단다. 내가 결혼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 거구나. 이성애자들은 혼인신고할 때 "사회적 허락"을 받나? 이건 차별이 아닌가? 우리 관계를 보호할 제도가 없고, 언어가 없다. 난 지금도 우리의 관계에 대한 호칭이 마땅치 않아 당황할 때가 있다. 10년이나 동거했는데 '애인'이라고 부르기엔 낯간지럽고, '파트너'라고 부르기엔 낯설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걸까? 나도 당신들이 느끼는 감정과 다르지 않다는 걸.
공무원과 교사가 정당후보 결정을 위한 국민경선에 참여하면 공무수행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되는가? 만약 학교 밖 정당후보 국민경선에서 표를 행사하는 게 정치중립성 위반이라면 본선에서 특정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 삼고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당소속 특정후보의 본선통과를 위한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는 이상 정당소속 특정후보의 경선통과를 위한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박근혜정권의 블랙리스트는 과거 독재정권의 검열과는 달리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는 반면 철저하게 제도적 불이익을 준다. 열악한 조건에서 창작하는 문화예술인에게 정부 지원을 끊고 외부 지원을 차단하는 저급한 검열방식인 것이다. 블랙리스트의 명분을 여전히 종북·좌파세력에 대한 대응에서 찾고 있으나 실제와는 너무 큰 괴리가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언론에 공개된 9473명의 블랙리스트 명단은 세월호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거나 선거에서 문재인과 박원순을 지지한 사람들로 알려졌는데, 이들 모두를 종북·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인터넷과 SNS가 정보와 지식의 매체로서만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자 인간관계의 양식(樣式)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문예지가 그에 걸맞은 소통의 형식과 언어를 개발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겠다. 이제 성정치를 누락하거나 외면하고 한국문학의 인간탐구를 이어나갈 수도 없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작가, 시인들이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문예지의 출현이나 문예지의 혁신은 그런 면에서 불가피하다.
정의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오후에 황교안 권한대행을 방문하여 특검 활동기한 연장을 수용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언론사 기자들이 "오늘은 기사량이 넘치니 황 권한대행 방문을 내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것입니다. 기자들의 요청을 받은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황급히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돌려 방문을 오늘로 연기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언론이 정치를 편집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야당 의원들이 합의한 일정이었고, 총리실에도 통보까지 된 중요한 방문 일정을 바꾸어버리면서까지 말입니다. 저는 이게 몹시 불편합니다.
"화장품으로 살은 뺄 수 없지만 셀룰라이트는 없앨 수 있어요" 이걸 믿는다면 여전히 화장품 회사의 상술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 표피-진피 아래 위치한다. 화장품이 아무리 발달한들, 진피를 뚫고 지방층까지 도달할 수는 없다. 안티셀룰라이트 크림의 주 성분인 카페인은 피부표면을 타이트하게 해줌으로써 "일시적으로" 튀어나온 셀룰라이트를 스무스해 보이게 해주는 시각적 효과는 있으나 고보습 바디크림을 바르는 순간 카페인의 타이트닝 효과는 사라지고 셀룰라이트는 다시 눈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주소만 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계층에 따른 지역 분할이 공고화된 나라 아닌가? 심지어 비슷한 계층간에도 지역별 선을 긋는다. 같은 강남구인데도 압구정동 아파트 주민들이 다른 아파트 주민들을 차별하고, 잠실 학부모들이 같은 송파구의 다른 지역 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그들의 자녀를 배정했다고 교육청에 떼로 몰려가서 항의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빈곤층의 자녀는 물론 부유층의 자녀 역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렵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작년 한 해 일자리를 떠난 사람도 560만이나 된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54%에 불과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은 거의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는 오바마에 열광했던 미국의 청년, 노동자들이 이 민주당의 이중성과 악화된 노동시장을 체험하고 나서 클린턴에 대해 거부감을 가졌듯이 한국의 장년 불안계층도 김대중, 노무현 두 민주정부를 이미 겪었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서 과연 자신의 삶이 변할지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마디가 귀에 쏙 들어왔다. "직원이 아니라 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여기서 '팀원'이란 같이 조직을 끌고 나가는 동반자라는 의미다. 그는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고 더 나은 조건을 위해 떠날 사람을 '직원'이라고 불렀다. 그 일자리가 제공하는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 일 자체의 기쁨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이 팀원이라는 의미였다. 그 자리에서는 그런 팀원에게 성공의 과실을 나눌 수 있고, 그런 팀원이 생계 고통 없이 일에 집중하게 해주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함께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