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계층은 호시탐탐 시민혁명의 결과를 야바위할 기회를 노리고 있고, 역사는 그런 그들의 노림수는 대부분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우리 현대사에서 4월 혁명과 6월 항쟁이 각각 5‧16 쿠데타와 군사정권의 연장인 노태우정권으로 귀결된 것이 그 예이다. 이번 시민혁명이 또 다시 이런 참담한 결과로 귀결되지 않으려면, 국정농단의 주범인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은 물론이고, 그들의 국정농단을 용인‧방조하거나 그들과 결탁해 사익을 챙긴 집단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도대체 과학자들은 이런 낯뜨거운 과학실험을 왜 하는 것일까? 아마도 섹스의 메커니즘 연구는 인간이 섹스를 통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과정을 이해하게 해주고, 불감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얻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가 자극받아야 하지만, 남성의 기계적인 피스톤 운동만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을 치료해준다는 점에서 섹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흥분하지 않은 성기를 세울 수는 없으며, 황홀한 교감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미국 전역의 도시 37곳의 시장들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기후 변화 방지 노력을 함께 해달라는 공개 서한을 썼다. 미국이 작년의 파리 협약을 지킬 수 있다는 그들의 낙관론에는 나도 동의하지만, 만약 트럼프가 협약에서 탈퇴하기로 한다 해도 나는 미국이 협약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막중한 일을 맡게 되는 건 결국 도시, 도시의 지역 사회, 기업들이라는 걸 나는 알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내 경험은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승리가 진보의 종말이 아니라는 증거가 된다.
경제적 빈곤, 장래의 불안함, 자신만의 공간의 소중함, 준장거리 연애의 난감함, 사회적 압력은 동성애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침대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지수의 태도는 이성애자들도 배워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담〉은 이성애 연애 이야기로 전환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연애담〉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터진 것은 이 영화가 오로지 여성 동성애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과 디테일을 잔뜩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세대에서 게이 남성이 이성애자 남성으로 보이고 싶어 했다는 건 이해가 된다. 눈에 띄게 퀴어일 경우 폭력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훨씬 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 퀴어에 대한 폭력의 위험이 낮아졌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게이 남성들은 한때 생존을 위해 이성애자로 보이는 것을 우상화했고, 지금 그런 특성은 커뮤니티 안에서 자기 혐오를 낳을 뿐이고 아무 기능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 퇴보의 길을 걸을 때 조직원들은 이탈, 항의, 맹목적 충성의 세 가지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시민들은 탈출자들처럼 보였다. 헬조선을 말하던 이들이 탈조선을 말하기 시작했고, 젊은 이민자들이 늘어난다는 뉴스가 나왔다. 나라의 가장 예민한 고객들이 이탈을 시작하고 있었다. 반면 둔감한 고객들은 그저 눈을 감고 충성을 맹세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성세대는 자신이 먹고사는 일 이외에는 소음처럼 여기는 이들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을 돌려 보니, 우리는 항의하는 시민들이 가득 찬 사회에 살고 있었다.
최순실 일당이 범죄에 사용한 암묵적 수단은 검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였습니다. 청와대 지침에 따라 영혼 없는 수사를 하다가 "다리 부러진 사자에게 달려드는 하이에나 떼"(조응천 의원)가 된 검찰에 도저히 박수를 쳐줄 수가 없습니다. 반성이 빠진 검찰의 변신은 언제고 과거로 복귀할 것임을 예고합니다. 부끄럽게도 제가 몸담은 언론도 하이에나입니다. "비판 언론엔 불이익을 주라"(김기춘 전 비서실장)는 위협이 전해진 걸까요. 정권이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땐 내부자 노릇을 하다가 힘을 잃자 무분별한 의혹까지 앞다퉈 보도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편들던 일부 종편 패널들은 미어캣처럼 두 손을 비비며 시시덕거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공식 추대한 대선 후보로서 대선에 당선되었고 또 새누리당을 기반으로 해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우'로 내세운 감독, 기획, 연출자는 새누리당이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4년 동안 집권세력으로서 매년 수백조 국가 예산과 수천개의 중요 직위를 전리품처럼 이용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 김무성이 이제 탄핵과 개헌을 추진하자 하고, 심지어 친박계 중진들까지 자신들이 세웠던 배우에게 무대에서 내려오라 한다.
소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동물이다. 소는 사람보다 청력이 훨씬 민감한데, 특히 고주파에 민감해 사람이 듣지 못하는 간헐적인 소음에도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또한 300도 이상의 넓은 각도를 볼 수 있는 시력을 갖고 있는 소는 빛의 대조에 민감하고 움직이는 물체가 보이면 쉽게 겁을 먹는다. 어차피 도축될 동물인데, 주인 맘대로 시위에 좀 동원하면 어떠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받는 대우도 이 지경인데 웬 동물 타령이냐"고 한다면, 일단 잘 먹고 살아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먼저, 노동자 인권은 나중이라던 경제성장주의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99% 남자는 그냥 보통 남자. 1% 남자는 위험한 놈. 이때 님은 상식적으로 생각하여 "내가 이상한 놈일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데 저 여자는 날 뭘로 보는 거야! 내가 그 1%의 강간범/살인범처럼 보이냐?" 합니다. 그러므로 이 상황에서 님에게 최악의 상황은 "강간범 취급당한 기분 나쁨"입니다. 여자도 이걸 압니다. 하지만, 1%의 경우일 때, 여자가 조심하지 않은 대가는? 강간. 살인. 아니면 최소한 폭행. 기분 나쁘세요? 네. 기분 나쁘시겠죠. 여자는요? 정말 무섭습니다.
대통령 담화는 국회의 탄핵도 저지하고 스스로 하야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진퇴에 관해 "일정과 방법을 국회가 정해주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대통령 본인은 "법 절차에 따라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조건부 퇴진론의 입장입니다. 얕은 흔들기 수입니다. 일순간 탄핵을 추진하던 야3당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새누리당 비박계도 동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합니다.
MB정부는 촛불사태 이후 국민통합이 아니라 상대방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갔다. 촛불사태를 겪고 난 뒤 저 사람들은 화해할 수 없는 세력이다, 그 핵심이 노사모이고 친노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실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본질적으로 대통령 비자금의 영역을 건드린 것이다. YS나 DJ는 상대방의 비자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MB 정부는 수세에 몰리니까 상대방을 치기 위해 비자금 영역을 건드렸다. 그것을 기획한 인물이 B청장이다.
노동절 집회에 가서 노동자 욕하고, 쌀값투쟁 자리에 가서 농민을 경멸하는 발언을 하는 게 멍청한 짓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지금 집회에서 여성 집단에 대한 비하를 너그럽게 용인하자는 주장이 전략적으로 멍청한, 우리 같이 집회 포기하고 자멸하자는 이야기랑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처럼 자명한 사실조차 보지 못하는 이들이 집회에서의 여성혐오를 옹호하며 자신들이 "현실정치"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게 심각한 블랙 코미디라고 느낀다. 유감스럽게도 그 선량한 '진보'들은 현실정치를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그걸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을 한 기자부터 핵심을 찔렀다. "세계 지도자들에게 트럼프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생각인가?" 이런 질문을 받고 싶은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오바마는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와 트럼프가 지지하는 가치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했는데, 이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도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설득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걸 어떻게 전달할 거냐는 것이 기자의 질문이다. 오바마는 그런 난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대신 오히려 그것을 미국 대통령직과 정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달하는 기회로 삼는다.
'수취인분명'의 경우 그것이 여혐이냐 아니냐, 무대에 밀어내야 하는 가 아닌가 꼭 택일해야만 할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공공의 고무 기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인 만큼, 구성원들의 문제제기를 수용하여 수정하고 조율하여 더 정교하게 조준된 형태로 다듬어 함께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대에서 밀어내버리는 것보다, DJ DOC가 무대에 올라 "우리가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여 그 부분까지 고려하질 못했다. 앞으로 신경쓰겠다"고 말한 뒤 공공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수정된 가사로 함께 가는 것이 더 페미니즘적 성과라고 생각한다.
식물대통령의 교란책이 나온 것 외에 바뀐 상황은 없다. 국민탄핵의 힘으로 정권은 돌이킬 수 없게 내부 붕괴 중이다. 심지어 친박까지 등을 돌렸다. 여기서 흔들리거나 머뭇거려선 안 된다. 박근혜의 덫에 걸리면 안 된다. 지금 와서 박근혜의 '명예퇴진'을 용인한다면 눈앞의 승리를 발로 차고 우회로를 택하는 어리석음과 무엇이 다르랴. 박근혜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여의도정쟁과 개헌국면, 대선경쟁이 기다릴 뿐이다.
개헌론자들이 그 주장을 쉽게 거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에 개헌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국민이 권력의 형성과 작용, 소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확장해야 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의심받고 있는 사법 관련 조직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여 민주성을 부여해야 한다. 적어도 최고법을 다루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국민의 주권 행사가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은 선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도를 마련해서 권력기관의 소멸에도 국민의 의사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현행 헌법이 30년 가까이 되었고, 개정의 필요성이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헌법 개정은 조기대선을 통해 성립한 리더십이 출범 초기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할 일이지, 새누리당 비박계의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시키는 도구이거나 야권 야심가들의 권력분점 욕망을 구현하는 수단이어서는 곤란하다. 헌법은 죄가 없다. 헌법개정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민주공화정을 부인하고 헌법을 파괴한 채 청와대에서 농성 중인 박근혜를 하루 빨리 끌어내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헌논의는 차기 리더십이 성립된 후에 해도 절대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