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의 PC에는 생소한 ‘오방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단어인데, 오방낭은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 등을 넣었던 주머니를 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복주머니’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 희망복주머니의 다른 말이 ‘오방낭’입니다. 최씨의 PC에 오방낭이라는 파일이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최순실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나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에서 보여주는 '집요함'에 감탄한다. 그런 뉴스를 본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사에서 옳기 때문에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옳음'을 자임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버티는 쪽이 결국 이긴다. '악'한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악은 집요하다.(여기서 악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일단 논외로 한다) 악에 맞서려면, 악을 이기려면 더 집요해야 한다. 손석희 앵커는 좋은 의미에서 집요하다.
최순실을 덮기 위한 '이불 개헌'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짓이다. 애초 박근혜의 의도 역시 개헌이 되든지 말든지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단지, '최순실 이슈'를 '개헌 이슈'로 덮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간과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국민들은 (정치인들과 달리) '개헌 이슈'보다 '최순실 이슈'에 훨씬 더 관심이 많고, 분노하고, 의혹을 갖고, 황당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민순 회고록 이슈로 최순실 이슈를 덮으려 했지만 거꾸로 최순실 이슈가 회고록 이슈를 덮어버린 것처럼, 개헌 이슈로 최순실 이슈를 덮으려 해도 결국 최순실 이슈가 다시 개헌 이슈를 덮어버리게 될 것이다.
선거 캠프에는 주로 뚜렷한 자기 일이 없고,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일에 바쁜 사람들이 캠프에 올 여유가 있겠는가. 그런 사람들이 캠프에 있다가 다 인수위에 들어와 유세를 피우고, 공무원들은 그 사람들 눈치 보느라 찍 소리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이 센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사람들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대통령 당선자다. 모든 민원, 청탁, 인사, 관심이 대통령 당선자에게 몰린다. 그러니까 과시하고 싶어진다. 이것을 보여주는 과정이 인수위 과정이다. 거기 모여 있는 사람들도 '나도 이제 측근이다, 실세다' 하며,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발산하는 장이 되어버린다. 그런 것을 왜 만드는가.
도널드 트럼프 자신만큼 트럼프를 믿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의 출마는 공화당을 휘젓고 분열시켰으며, 수백만 명의 여성, 히스패닉, 무슬림, 무소속 유권자들을 구역질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성경을 읽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라는 누가복음의 구절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대통령이 개헌착수를 선언했다. "개헌은 블랙홀이라 다른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국민의 이익에 반한다. 그래서 개헌은 있을 수 없다."는 종래의 주장대로라면, "이제는 블랙홀이 필요한 시점이고, 다른 아무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연설을 통해 개헌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에는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임기 말이 다가오면서 개헌카드를 꺼내든 속셈은 뻔하다. 그런데 뻔해 보이는 이 속셈은 매우 위험한 계산을 복선으로 깔고 있다. 일단 박근혜 대통령은 우병우, 최순실 등 연일 터져나오는 측근들의 비리 의혹을 개헌이라는 '블랙홀' 이슈로 덮겠다는 계산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이 계산만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실제로 개헌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자신의 제안이 야당 일부를 흔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차피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대통령을 한 번 더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개헌논의는 다른 중차대한 문제를 가리는 블랙홀이 될 뿐이다. 지금 우리에겐 개헌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국가 질서를 세워야 한다. 개헌은 그것을 제대로 한 후 의도를 의심받지 않는 정권이 해야 한다. 내년이면 자연스레 개헌 문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토론에 들어가게 된다. 대선후보자들이 다들 거기에 대한 복안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선거공약으로 개헌에 관한 방안을 내놓고, 선거를 치른 다음, 당선된 새 대통령이 임기 중 개헌을 하는 게 순리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 전 노무현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에 대해 박근혜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 국민이 불행하다"라고 질타한 바 있다. 박근혜가 노무현에게 했던 말이 고스란히 박근혜에게 돌아가고 있다.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6살을 넘길 무렵이었다. 난 머릿속이 멍한 상태가 되어 한참 동안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곧 아들을 설득하려는 마음으로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네가 성인이 되어도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생각한다면 엄마가 인정해줄게" 당시 난 아이의 생각을 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헤아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들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엄마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더니 잘못 알았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불평하고, 욕하고, 싸우고, 고발하고, 글을 쓰고, 시위하고 큰 소리로 떠든다. 그러면 사회가 아주 조금 몇 밀리미터씩 바뀌고, 이렇게 사회의 부조리와 차별에 대해서 시끄럽게 난리 치는 이들 덕분에, 그저 개인적인 재수없음으로 이해했던 여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도 겪었으며, 이것을 그저 참을 것이 아니라 싸워서 바꿀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구심점에는 그 하나하나의 분함과 서러움이 수많은 점으로 더해지고 분노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중력이 생긴다. 이제는 부조리함을 인지하지 못했던 이들도 빨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저 '못생긴 년들의 히스테리'로 치부되다가, 이제는 이름이 생긴다. 페미니즘.
새가 나무 열매나 곡식을 먹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고 여기면서, 개가 베란다에 널어 둔 고구마나 화초를 먹는 것은 혼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개는 태어날 때부터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이라도 받았다는 듯 사람은 개에게 당연치 않은 것을 당연하게 요구한다. 개는 알고 싶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와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위안부가 아니라 지원단체를 비판한 책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고발된 이유다. 실제로 100곳 이상 지적된 곳 중 반 가까이가 정대협을 비판한 부분이다. 실제로, 가처분 재판에서 지적된 곳 중 3분의 1만 받아들여졌다는 것도 그 사실을 말해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해결방식을 20년 이상 주장해왔고 다른 방식도 있지 않을까라고 문제제기한 책을 고발한 것이다.
조심스레 추측하건대 이 건에 대해서도 많은 유명 작가들은 입을 다물 것이다. 유난히 발 넓기로 유명한 박범신이니 다들 어느 정도 친분을 갖고 있을 것이고, 그 역시 소위 문단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니 괜한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내가 써서 기고한 글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우리 사회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를 문제시하는 문제 사회'여서 누구나 자기 분야에선 몸을 사리게 마련이다.
재판 받고 나왔어요.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네요. 귀를 의심했어요.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나네요. 조사를 받는 저에게 경찰은 왜 대통령 비방 그림을 그렸냐, 그림은 무슨 뜻이냐를 묻습니다. 죄명은 재물손괴인데, 그림 내용을 묻는 이유는 뭘까요? 대통령 풍자 그림이 아니었어도 이런 질문을 했을까요? 아니, 이렇게 조사를 시작이나 했을까요? 저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풍자 안 하게 만들고, 집회 안 나가게 해주면 됩니다. 세상이 너무 웃기니까 웃기는 언어로 웃으면서 작업한 것뿐입니다.
여성은 공적 영역에서 어떠한 일을 하든, '어쨋든 생물학적 여자'라는 시선은 이미 여성혐오사상(misogyny)에 근거한 성차별주의(sexism)적 의식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이며, 남성을 유혹하는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여성혐오사상은, 여성차별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혐오나 여성차별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서 행사된다. 노골적인 방식으로만이 아니라, 매우 은밀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도 행사되는 것이다. 그 소설가가 "내 나름으로는 다정함을 표현하고 분위기를 즐겁게 하느라..." 라고, 자신의 성희롱적 행위를 묘사한 것은 사실상 우연한 것이 아니다.
마침내 마지막 환상이 깨졌다. 돈 따위엔 관심 없는 줄 알았던 대통령이 재벌들의 돈을 모금했다. 가족이 없는 줄 알았던 그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는, 아니 가족보다 더한 이들이 있었다. 그렇지 않고야 그토록 많은 국가기관과 그 많은 재벌 그리고 '명문' 이화여대까지 나서서 대통령의 친딸이라 해도 믿기지 않는 권세를 최순실씨의 딸에게 안겨주었겠는가. 뭐라 해도 공심만은 가졌으리라 믿었던 박근혜 대통령도 공심이 없었던 셈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공심과 사심의 구별 이전, 자신의 모든 사심이 곧 공심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모든 환상이 깨진 자리에서 우리는 이 한 많고 복수심 많은 대통령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다.
송민순의 말을 더 들어 보자. "우리는 유럽 국가들이 만든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독소조항을 빼고 물타기(tone down)를 많이 했다. 그런 사실을 북한이 알고 우리의 노력을 평가한다는 보고가 유엔 대표부에서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인권결의안에 찬성을 해도 북한의 반응은 수습 가능한 수준이라는 논리로 찬성투표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때 김만복이 제안하고 이재정이 찬성하고 문재인이 그러자고 결정을 내린 것이 바로 북한이 우리의 결의안 초안 물타기를 정말로 유엔 대표부 보고대로 평가해 주느냐를 북한에 '확인'해 보자는 것이었다. 참으로 무지몽매한 결정이다
첫째, 살찌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같은 탄수화물이더라도 감자나 정제된 곡물은 살을 찌게 하는 반면, 통곡물은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과일을 섭취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도 그대로 먹는 것과 주스로 가공해 먹는 것은 다릅니다. 인위적으로 당을 추가하지 않은 100% 사과 주스라도 주스로 가공해서 먹으면 살을 찌게 합니다. 그러나 별도의 가공 과정 없이 사과를 그 자체로 섭취하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