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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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두 아이의 아빠이고, 사랑 주는 아내의 남편이며, 일용직건설노동자인 아버지와 그의 아내로 평생 가난한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김재수 블로그 목록

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하라 | 금수저와 흙수저의 경제학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29일 | 00시 30분

버클리 대학교의 학생들이 두 명씩 짝지어 모노폴리 게임을 합니다. 갑은 을보다 두 배의 돈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갑이 사용하는 말은 롤스로이스이고, 을의 말은 낡은 신발입니다. 갑은 두 개의 주사위를 사용하고, 을은 한 개의 주사위만 사용합니다. 갑은 출발선을 통과할 때마다 두 배의 월급을 받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인 폴 피프는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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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어떻게 실패하는가 | 크리스마스 선물의 경제학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25일 | 01시 10분

크리스마스와 연말입니다. 선물의 계절입니다. 선물을 고르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받는 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사회적 비용"이라는 유명한 논문이 있습니다. 경제학자 왈드포겔은 예일대학의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지인에게 받은 선물을 직접 구매한다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이것과 선물의 실제 가격의 차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 차이는 경제적 손실을 의미합니다. 왈드포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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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 매몰비용의 경제학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22일 | 04시 38분

기회비용이란 선택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써버린 비용입니다.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입니다. 어떤 이가 의학 공부를 2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경제학을 공부할지 고민 중입니다. 경제학을 선택하면, 의사가 되는 기회를 포기해야 합니다. 경제학 공부의 기회비용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반면 지난 2년의 의학 공부는 매몰비용입니다. 2년의 시간이 아깝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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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와 비주류 경제학자가 사는 법, 그리고 우리가 속는 법

(1)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18일 | 06시 32분

"한국경제는 가계부채 폭탄, 부동산 거품, 인구절벽, 수출둔화 등으로 인해 절대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다. 이제 위기는 피할 수 없다." 언론들은 이런 보도를 쏟아낸다. 이들이 의지하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주류 경제학자이다. 학계에서 일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자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주류 경제학자들의 칼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가능성"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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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살 필요가 없다 | 헬조선의 경제학

(1)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15일 | 00시 56분

지옥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에서 헬조선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전 영역에서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서열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스카이를 가기 위해 사교육을 받야야 합니다. 구직자들은 취직을 위해 다양한 스펙을 쌓고, 성형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직장인들은 살아 남기 위해 야근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돋보이기 위해 명품과 대형차를 사고, 소비에서도 경쟁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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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사람이다 | 갑을관계의 경제학

(1)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11일 | 01시 57분

지난 여름, 논문 발표를 위해 어느 연구원을 방문했습니다. 경제학에서 주인-대리인 관계라 부르는, 갑을 사이의 계약에 대한 논문입니다. 직업병이겠지만, 어디를 가도 갑을의 서열 관계가 눈에 들어 옵니다. 석사 출신인 연구원은 복도에서 박사 출신인 연구위원을 만나면, 목례를 하고 살짝 길을 내주듯 걷습니다. 모두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제 눈에는 생경합니다. 미국 문화에서는 교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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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오가 없다 | 권한 위임의 경제학

(2)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08일 | 03시 57분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교장 훈화의 어투로 읽어 내립니다. 국무위원들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대통령의 연설을 받아 적기에 바쁩니다. 대통령과 국무의원 사이의 토론을 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정책심의기관, 국무회의의 풍경입니다.

심리학자 레프콜트는 통제권 소유 여부와 업무 능력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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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핫딜 후기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03일 | 02시 16분

해리와 시드 형제는 함께 옷가게를 운영합니다. 손님이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서 가격을 묻습니다. 시드는 청각이 좋지 않다고 말하며, 가게 저편에 있는 해리에게 옷 가격을 물어봅니다. 해리는 42불이라고 크게 답하지만, 시드는 잘 듣지 못했는지 다시 묻습니다. 해리는 42불이라고 더 큰 소리로 대답합니다. 시드는 손님에게 22불이라고 말합니다. 손님은 얼른 22불을 지불하고, 매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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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견이 이루어지는 나라

(2)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27일 | 01시 06분

대표적 시장주의자 밀턴 프리드먼에 따르면, 편견과 차별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에서 발 붙일 여지가 없습니다.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가는 노동자의 능력에 따라 다른 임금을 주지만, 인종과 성별에 따라 차별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 버르트란과 뮬라이나탄은 두 종류의 가짜 자기소개서를 만들고, 채용 공고가 난 회사들에 보냈습니다. 출신학교를 비롯해 모든 스펙을 동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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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이유

(3)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23일 | 01시 52분

농민 백남기씨는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살수차 운영에 문제가 없었고, 과실치사 여부도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생명에 지장이 없다며 지엽적 사고로 일축했습니다. 이완영 의원도 미국이라면 총을 쏴 죽여도 당당한 공무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공권력 남용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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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과 송곳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19일 | 00시 38분

차별하는 사람들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현저히 낮은 임금을 받습니다. 다양한 차별도 경험합니다. 비정규직 직원은 휴게실도 따로 써야 하고, 통근버스도 탈 수 없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부터 '이놈저놈' 같은 반말과 욕설을 다반사로 듣고, 커피 가져오기와 쓰레기통 비우기 같은 잔심부름도 해야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차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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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속고 있는 사이비 시장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14일 | 07시 49분

전쟁이나 종말을 예언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씩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안경을 쓴 경제학자는 이마저도 하나의 시장 거래로 이해합니다. 사이비 종교를 생산 공급하는 사람과 수요 소비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만나서 소동이 펼쳐지는데, 그 또한 시장균형의 한 모습입니다. 초현실적인 메시지를 사고 팔고 있지만, 여전히 돈거래가 펼쳐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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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역사관의 경제학

(4)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07일 | 02시 15분

경제학개론 수업에서 다음과 같은 간단한 게임을 합니다. 네 명의 게임 참가자에게 각각 $50을 줍니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가진 돈에서 얼마를 기부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면 저는 총 기부금액을 두배로 만들어서, 기부 여부 및 금액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줍니다. 왜냐하면 이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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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센티브를 믿사오니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04일 | 04시 53분

최근 출판된 거의 모든 경제학 교과서는 다음과 같은 경제 원리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경제적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한다." 단지 백원 때문에 대형 할인마트의 쇼핑카트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쓰레기 종량제로 인해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경제학자들은 인센티브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일간지를 검색하면, 동사형 "incentivize" 의 사용빈도가 1980년대 48번, 19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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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까이 보았을 뿐입니다 | 양면의 얼굴을 보는 경제학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0월 31일 | 06시 38분

미국 중남부 한글학교 연합 캠프에서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위하여 한국경제 발전의 역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처음하는 강의를 위해서 이런 저런 자료를 찾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붙이고 이름을 쓰는데, 설명하기 힘든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찬란한 경제발전의 역사와 오욕으로 점철된 역사가 뒤섞여 오롯이 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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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보수와 진보의 틀에 갇히지 않는가 | 경제학적 사고방식이란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0월 29일 | 04시 20분

하버드대 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존 롤스의 차등의 원칙을 강연할 때, 몇 명의 학생들이 반론을 제기합니다. "약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게 하는 원칙을 적용하면,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사라집니다." 일군의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동의를 표시합니다. 샌델은 실력주의(meritocracy)를 지지하는 것이냐고 학생에게 묻고, 반론을 펼칩니다. "열심히 일하려는 노력과 근무 태도조차도 자의적인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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